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둘째 안 낳을 거면 인연을 끊자’는 시부모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A씨의 사연이 공분을 샀다.
네 살 난 딸을 둔 A씨의 말에 따르면 시부모님이 “자식이 하나면 아이가 크면서도 외롭고, 너희들도 늙어서 외로울 것”이라며 둘째를 가지라고 요구한다는 것이다.
A씨는 “저와 제 남편은 딸 하나로도 충분히 행복하고 만족스러운데, 왜 그렇게 강요하시는 지 모르겠다”면서 “심지어 둘째를 낳지 않을 거면 재산 상속도 포기하고 부모 자식 간 인연을 끊자는 말까지 나왔다”며 괴로운 심경을 토로했다.
과거 친정 가는 것보다 시댁 가는 걸 더 좋아할 만큼 시부모님과의 사이가 좋았다던 A씨지만 지금은 둘째 낳는 문제로 하루가 멀다 하고 싸우는 남편과 시부모님 관계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죽을 맛이라고.
'첫 아이를 임신 한지 16주 밖에 안됐는데 시부모님이 벌써 둘째 얘기를 꺼내신다'는 B씨의 사연도 화제다.
B씨는 “계속되는 입덧과 출산 준비로 몸과 마음이 힘든 상황이다. 친정 부모님은 고생하는 저를 보면서 혹시 제 몸이 상할까 그 걱정이 먼저인데, 시부모님은 제 몸보다는 손주 볼 재미만 기대하는 것 같다"면서 "정말 시부모님에게 정이 떨어진다”라고 괴로운 마음을 호소했다.
최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는 0.97명으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출산율이 1명 밑으로 떨어지면서 정부는 저출산 극복을 위해 130조원의 예산을 쏟아 붓는 등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해소될 기미는 쉬이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비단 우리나라에만 한정된 것이 아닌 전 세계적인 사회문화현상이 된 '저출산 쇼크'.
아이를 낳아 가정을 꾸리고 싶은 젊은 세대들도 덮어놓고 ‘많이’ 낳기보다는 하나를 낳더라도 ‘잘’ 키우자는 생각이 우세하기 때문에 자녀 계획은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들 하나, 딸 하나 는 있어야 자식 농사 다 짓는거지"라고 생각하는 부모세대들은 자식 농사에 열 올리지 않는 자식들의 모습이 답답한 모양이다.
한편 A와 B씨의 사연을 놓고 네티즌들은 “손주 보겠다고 아들과 연을 끊겠다는 건 너무했다”, “자식이 손주 낳아주는 기계는 아니지 않느냐”,”아이를 낳고 안 낳고는 임신,출산,수유를 홀로 감당하며 육아의 반을 책임져야 하는 글쓴이가 결정할 문제다”,“애 하나도 키우기 힘든 상황에서 제 3자가 왜 나서는 것이냐" 등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며 공감대를 같이했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ljk-8090@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