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자 명단에 들어가는 것조차 힘들다고 알려진 국공립어린이집이 실제로는 정원도 못 채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유한국당 김명연 의원이 12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8월말 기준 전국 3456개 국공립어린이집 중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곳이 무려 2713개소로 전체의 7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공립어린이집 전체 정원은 약 22만3000여명인 가운데 12.1%에 해당하는 약 2만7000여명이 미달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민간을 포함한 전체 어린이집의 평균 정원 충족률인 80%에도 미치지 못한 국공립어린이집이 670곳에 달하며, 심지어 정원의 50%도 못 채운 곳도 135개소에 이른다.
무엇보다 국공립 정원미달 문제가 보육의 수요가 많은 대도시에 집중돼있는 점이 더욱 심각한 문제라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정원이 미달된 2713개소의 지역적 분포를 살펴보면 서울이 1058개소로 가장 많았고 서울을 비롯한 인천·대전·대구·부산·울산·광주·세종 등 대도시 소재 국공립어린이집의 수는 총 1520개소이다.
이처럼 대도시 소재 국공립어린이집에서조차 정원미달이 발생하는 것은 국공립어린이집들에 대한 보육의 만족도가 떨어지고 정부와 지자체의 허술한 관리감독 때문이라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국공립어린이집 운영실태를 살펴보면 2017년 4월 기준 국공립어린이집 전체 3034개소 중 약 97%인 2950개소는 개인, 사회복지법인, 종교법인, 학교법인 등이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결국 지자체별로 국공립어린이집에 위탁 운영관리를 개별적으로 하는 실정이며 이로 인해 국공립어린이집에서조차 부실급식, 학대, 보육료 과다 청구 등 부정행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지자체별로 각기 다른 관리시스템을 운영함으로써 국공립어린이집들 간에도 보육의 질이 편차가 발생할 수 있으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학부모들 사이에서 일부 국공립어린이집들에 대한 기피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김 의원은 “국공립어린이집에 대한 정부의 보육의 질을 높이지 않는 한 정원미달 사태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단순히 국공립어린이집의 개소수를 늘릴 것이 아니라 보육의 질을 높여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ljk-8090@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