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9월 중순 결혼 예정인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절친한 친구의 연락에 머리가 멍해졌다. 자신의 결혼 날짜를 뻔히 알고 있는 친구가 자신의 결혼식 하루 전날 예식을 치르기로 했다는 것.
A씨에 따르면 결혼 준비 등 상황을 속속들이 알고 있던 친구는 얼마 전 남자친구가 생겼고 이들은 곧바로 결혼을 전제로 만나기로 했다. 친구 커플은 나이차가 꽤 나다 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언제부턴가 친구는 A씨에게 “어쩌지? 나도 어쩜 9월에 결혼할거 같아. 궁합을 봤는데 9월이 좋다더라, 예비시댁에서도 식을 빨리 올렸으면 하고.” 등 자꾸 A씨와 같은 시기에 결혼을 하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왔단다.
그럴 때 마다 A씨는 "일주일정도는 텀을 두자, 신혼여행 갔다 와서 참석은 해야지" 라며 웃어 넘겼고, 친구도 "당연하지. 일주일 이상 꼭 맞출게" 라고 답해 감정 상할 일은 조금도 우려하지 않았다.
며칠 뒤 A씨는 친구로부터 온 메시지를 받고 적잖게 충격을 받았다. 설마 했던 그 친구로부터 A씨의 결혼 하루 전날 식을 올린다는 소식에 더해 미안하다는 내용이었다.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A씨는 순간 너무 화가 나고 배신감마저 들어 인연을 끊을까도 했다가 관계가 우스워질 것 같아 참았지만, 화병이 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달리 생각하면 결혼은 인륜지대사인만큼 친구도 불가피한 상황이 있었을 거라 이해를 하면서도 뻔히 A씨의 상황을 알고 있는 친구이다 보니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었다는 것.
이미 결정한 결혼식을 자신 때문에 좋은날을 피해 하라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A씨의 사연에 누리꾼들은 “그냥 인연 끊어요. A씨가 쪼잔한 게 아니라 하고많은 날 중 에 그때로 잡은 친구가 이상한 거예요.”, “같은 달 잡아도 미안해하는데 전날이면 목적이 있는 거 아닐 까요”, “저라면 베프였으니 원래 날 물먹이던 친구가 아니라면 이해해 보고 아니었다면 이번 기회에서 베프에서 아는 지인이나 알던 사람으로 강등할 것 같아요” 등 의견을 쏟아냈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결혼이 누구한테 허락을 받고 양해구해야 할 일인가? 결혼날짜는 혼자서 정하는 것이 아닌 양가 부모님의 시간을 맞추는 등 복잡한 일. 오히려 베베 꼬여서 배신이네 뭐네 할 일인지 모르겠다”, “그냥 서로 축하해주고 못가면 나중에 만나서 얼굴 보면 되지 않을까? 내 지인도 나보다 먼저 날 잡아 결혼식 해서 내 결혼식엔 못 왔지만 아무렇지 않더라. 이게 왜 서운하지?”, “평소에 못한 친구라면 모를까 잘한 친구면 대화로 풀어요. 그런 이유 하나 하나로 인연 끊으면 사람 하나도 안 남아요” 등 친구를 옹호하는 의견들도 있었다.
권희진 키즈맘 기자 ym7736@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