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에게 어른이 쓰는 숟가락과 젓가락을 주는 것은 인권침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8일 국가인권위원회와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오문봉씨가 ‘전국 초등학생’을 대신해 ‘신체 조건에 안 맞는 어른용 수저를 주는 것은 인권침해’라는 취지의 진정을 제기해 인권위가 실태 확인에 나섰다.
인권위는 이달 초 전국 시·도 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일선 학교에서 어린이용 수저를 제공하는지, 학교급식 규정·지침에 식기 관련 내용이 있는지, 학생 신체조건에 맞는 수저를 제공할 의사가 있는지 등을 확인해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시중에 판매되는 어른용 수저 길이는 보통 20㎝ 안팎, 어린이용 수저는 15㎝ 안팎이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597개 초등학교 가운데 수저를 집에서 가져오도록 하는 14개교를 뺀 583개교는 대부분 학생에게 어른용 수저를 준다. 교육청은 어린이용 수저를 제공하는 곳은 극소수라고 설명했다. 다른 지역도 비슷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교육청은 각 초등학교에 상반기까지 어린이용 수저를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현재 수저를 제공하지 않는 41개 초중고도 수저를 주도록 지도하기로 했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ljk-8090@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