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아이를 키우는 A씨는 유치원 입학 시즌이 다가오면서 걱정이 늘었다.
동네에서 꽤 평이 좋은 유치원에 겨우 당첨됐지만, 아이를 돌봐주던 교사가 “아이가 아직 자조 능력이 떨어지니 유치원보다는 어린이집에 가는 것이 어떻느냐”고 의견을 제시한 것. 마침 대기하고 있던 어린이집에서 티오가 났다는 연락이 와 고민은 한층 더 깊어졌다.
또래보다 발달이 6개월 정도 늦은 5살 남아를 키운다는 B씨 역시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아이의 대소근육 발달이 또래보다 느리고, 말은 잘하지만 종종 문맥에 맞지 않는 말을 하거나 멍 때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B씨는 “일반 유치원 지원에 합격해 이번 3월 입학을 기다리고 있지만 마음도 여리고 예민한 아이가 잘 적응할지 불안하다”고 했다. 이어 “아이가 어린이집을 적응하는데도 반년이 걸렸는데, 이번에 보낼 유치원에는 선생님 한명에 아이가 20명이라고 들었다”며 ‘5세에 유치원 보낸 학부모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글을 모 인터넷 카페에 게재했다.
유치원이 입학이 가능해지는 5세부터는 아이의 성향과 발달 정도에 따라 적응 여부가 갈리기 때문에 부모들은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가장 큰 차이점은 아이의 입학 가능한 ‘연령’인데, 어린이집은 0세부터 7세까지, 유치원은 5세에서 7세까지 다닐 수 있다. 보통 엄마들 사이에서는 어린이집은 ‘보육’ 중심으로, 유치원은 ‘교육’ 중심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또한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 소속으로 보육교사 자격증을, 유치원은 교육부 소속으로 유치원 정교사 자격증을 취득하며, 보통 어린이집보다는 유치원의 시설 규모가 큰 편이다. 유치원은 ‘작은 학교’라 불릴 만큼 체계적인 스케줄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에 아이의 식사나 배변 처리 등을 세심하게 봐주기는 어렵다는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
‘우리 아이도 5살에 유치원에 보냈다’는 C씨 역시 처음에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놓고 피가 말랐다고 한다. 그는 또래보다 뒤처지는 아이가 방치 당하는 건 아닌지, 왕따를 당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많았지만 어차피 평생 기관에 안다닐 것도 아니고, 차라리 어릴 때 부딪히는 게 나을 것 같아 고민 끝에 유치원엘 보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결과 다행히 아이의 자조, 사회성 등등 전부 늘었다고 했다.
그는 “아이가 사회생활에 적응할 기회를 줘야하는 것 같다”며 “6개월이 걸리든 1년이 걸리든 꾸준히 하다보면 아이도 언젠가는 그 속에 흡수되어있더라”고 전했다. 이어 “아이를 믿고, 엄마랑 있을 때 충분히 교감해주면 아이도 믿어주는 만큼 자랄 것이다”라며 유치원 입학을 불안해 하는 엄마들을 응원했다.
반면에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나 어디가 더 낫다기보다는 아이의 특성과 원장의 마인드가 제일 중요하다"라는 선배맘들의 의견도 있었다."어린이집도 유치원 못지 않게 교육에 신경을 써주는 곳도 많고, 지금 다니는 어린이집이 좋으면 굳이 옮길 필요 없다", "유치원 어린이집 어차피 다 복불복"이라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
관련 전문가들은 어린이집·유치원을 정할 때는 집과의 거리, 교육 커리큘럼, 원비, 원장의 교육관, 등하원 차량시간 등 꼼꼼하게 비교하고 추려 선택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유치원은 학습뿐만이 아니라 아이의 인성을 기르는 곳으로 부모의 교육철학이나 가치관, 아이의 성향에 잘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ljk-8090@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