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얼마 안된 A씨는 요즘 밤마다 악몽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밤에 자다가 깨면, 우두커니 서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남편 때문이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밤마다 서서 날 지켜보는 남편' 때문에 무섭다는 사연이 올라와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A씨는 처음 남편이 서 있는 걸 봤을 때 너무 놀라 "뭐하냐"고 물었다. 하지만 남편은 눈을 뜬 채 서서 자는 느낌이었고, 아무리 불러도 대답없이 빤히 쳐다보더니 금방 다시 누워 잠이 들었다고.
다음날 상황에 대해 물어보니 남편은 기억을 못했고, 재차 캐묻자 짜증을 냈다. A씨가 남편이 서 있을 때 찍은 사진을 보여주니 남편은 그제서야 놀라면서 "너무 피곤해서 그랬던 모양이네"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공포스러운 상황이 계속되자 A씨는 남편 몰래 침대가 잘 보이는 각도로 CCTV를 설치했다.
카메라를 설치한 후, 남편은 한동안 이상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A씨는 이후 안심하고 카메라를 없앴는데, 카메라를 없애자 남편이 또 다시 서서 자신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A씨가 소름이 끼친 이유는 남편이 항상 서 있는 장소가 아니라 CCTV화면에 잡히지 않는 장소로 옮겨서 자신을 바라본다는 것이었다.
A씨는 "처음엔 몽유병이라 생각했는데, 남편을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을 다시 살펴보니 남편과 눈 초점이 맞는다는 걸 깨달았다"면서 "너무 놀랐지만 제가 큰 반응을 보이면 더 이상한 행동을 보일까봐 무섭다"고 했다.
그는 "남편은 평소에 화 한번 낸 적 없는 온화한 성격"이라면서 "너무 무서워서 집에 들어가기가 무섭다, 제발 조언을 해달라"고 하소연했다.
몽유병(수면보행증)은 수면 도중 잠자리에서 일어나 돌아다니는 등 이상행동을 보이는 각성 장애로, 수면 중에 보행을 하거나 때때로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기도 한다. 대개 눈을 뜨고 있지만 시선이 고정되어 있다. 열성 질환이나 갑산성 기능 항진증, 과음 등이 원인이 될수도 있지만 과도한 스트레스가 수면을 방해해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연을 접한 이들은 "공포영화보다 더 무섭다","카메라 안 잡히는 곳으로 옮겼다는 건 이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것 아니냐","하루도 같이 못 잘거 같다","님이 남편 몰래 카메라를 설치했는데 남편이 카메라 설치한 걸 아는 건 혹시 남편이 님 모르게 집 안 어딘가에 카메라 설치해 둔 거 아닌가요?", "수면센터에서 검사받기 전까진 집에 안들어가겠다고 하세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조심하라"면서 "몽유병인 척하고 나중에 감형받으려고 밑밥 깔아놓는 것일 수도 있으니 님 앞으로 생명보험 들어져 있는지 확인부터 하세요"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ljk-8090@kizmom.com
입력 2020-02-13 11:45:01
수정 2020-02-13 13:3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