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암을 경험한 생존자는 성인이 된 이후에 심각한 건강문제를 겪을 확률이 비교적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주 14일(현지시간) 미국 통신사 UPI는 시카고 로욜라대학교 연구팀이 종양학 저널 '더 란셋 온콜로지'(The Lancet Oncology)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을 소개했다.
연구팀은 1970~1990년 사이에 미국 전역에서 암 진단을 받았던 어린 환자들 2만4000명의 의과 기록을 분석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먼저 해당 기록들을 15세 이전과 15~21세 연령 집단으로 나눴다. 그런 뒤에 해당 자료를 동일 연령대에 암 진단 병력이 없던 사람들의 자료와 비교해 보았다.
그 결과 15~21세에 암을 경험했던 이들은 45세 이전에 생명에 위협이 되는 질병을 얻을 확률이 39%였으며, 15세 이전에 암을 진단 받았던 사람들의 경우 56%였다. 반면 21세 이전 암 진단을 받지 않았던 일반적인 사람들에게서 이러한 확률은 12%로 크게 낮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8월 캐나다 연구진이 발표한 내용과도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당시 연구에서는 어린 시절 암을 경험한 아동들은 그렇지 않은 아동들에 비해 이후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10배 높은 것으로 드러났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어린 시절 암 경험자와 비경험자 사이의 이러한 건강상의 차이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은 암 진단 후 20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따라서 유아·청소년 시절 암 생존자들을 위한 장기적인 건강검진 및 관리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하며, 대상자들과 가족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인식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한편 연구팀은 해당 연구가 수십 년 전의 의료기술로 치료받았던 기록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현재는 치료 방법이 많이 개선됐기 때문에 현재의 어린이, 청소년 암환자들에게서도 동일한 현상이 관찰되지는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방승언 키즈맘 기자 earny@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