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음
코로나19 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해 팬데믹(대유행)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공포가 시시각각 커짐에 따라 가상의 팬데믹을 주제로 한 영화들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이 중에서도 2011년 영화 <컨테이젼>은 특히 현 상황과 유사한 점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더욱 화제를 모으는 중이다.
<컨테이젼>은 마리옹 꼬띠아르, 기네스 펠트로, 맷 데이먼, 로렌스 피시번, 주드 로, 케이트 윈슬렛 등 유명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고 '오션스 시리즈'로 잘 알려진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이 연출을 맡았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던 작품이다.
영화는 2003년 경 유행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의 사례를 참고해, '사스와 같은 질병이 더 큰 전염성과 치명율을 가지고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가정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풀어냈다. 평단과 대중에는 그다지 호평받지 못했으나, 유행병의 확산 방식을 묘사하는데 있어서는 정확한 편이어서 학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영화 속 질병의 최초 원인이 박쥐로 묘사돼 코로나19와의 유사성이 더욱 회자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제작진이 사스의 사례를 취재했기 때문에 등장한 장면일 가능성이 높다. 사스의 병원체 역시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으로 박쥐로부터 유래한 것으로 밝혀졌다. 박쥐는 코로나바이러스 이외에도 여러 바이러스의 근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관련 영화에서 질병의 근원으로 묘사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외에도 현 사태를 연상시키는 장면은 여럿 등장한다. 루머와 혼돈이 질병처럼 퍼지고, 환자들은 격리되며, 공공장소는 텅 비어버린다. 더 나아가 영화는 감염자들의 고통, 백신을 찾으려는 연구원들의 모습, 그 외에 유행병 상황에서 있을 법한 여러 인물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묘사한다. 이로 인해 이야기가 어수선하다는 비평도 있었지만, 그만큼 유행병 상황의 다양한 면모를 현실성있게 전달하기 위해 힘쓴다.
영화의 자문 역할을 맡았던 과학저술가 로리 가렛은 개봉 당시 영화 줄거리에 대해 "일부는 허황되고 다른 일부는 현실적이며, 완전히 실현 가능성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지난달 '컨테이젼'은 미국 아이튠즈 대여 순위에서 10위를 기록했다.
방승언 키즈맘 기자 earny@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