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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정확한 치사율' 알기 힘든 이유는

입력 2020-03-02 11:16:06 수정 2020-03-02 13:4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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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자 질병의 치명성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국가 혹은 발표 주체에 따라 치사율이 모두 다르게 나타나 혼란을 준다. 1일(현지시간) BBC가 코로나19의 정확한 치사율을 알기 힘든 이유를 보도했다.

통계의 함정

우선 치사율의 정확한 통계를 내기 어려운 첫 번째 이유는, 증상을 자각하지 못하는 감염자가 많기 때문이다. 증상을 느끼지 못하면 감염 사실을 몰라 병원을 찾지 않게 되고, 결과적으로 전체 감염자 수에 집계되지 않아 치사율에 반영할 수 없다.

따라서 전체 감염자 수를 얼마나 정확히 검사할 수 있는지에 따라 국가 간 치사율이 크게 차이 나기도 한다. 일례로 이란의 경우 전체 확진자는 978명이고 사망자는 54명이다. 또한, 이탈리아의 확진자는 1694이며 사망자는 34명이다. 반면 한국의 확진자는 3736명 중 18명이어서 확인된 통계로만 봤을 때는 국가 간 치사율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의 연구에 따르면 이는 경증 환자를 포착하는 각국의 역량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차이다. 거꾸로 말하면 치사율이 비교적 더 높게 나타난 국가는 실제 확진자 수가 집계된 확진자 수보다 더 많을 확률이 높다.

또한, 감염자가 증상 악화로 끝내 사망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현재 사망자 수만으로 치사율을 계산한다면 실제보다 치사율이 과소 집계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집단에 따라 치사율은 달라진다. 때문에 과학자들은 정확한 추산을 위해 각 집단의 상황을 자세히 분석, 치사율의 통계적 의미를 분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전세기로 귀국한 교민 집단처럼 구성원 전체 숫자가 작고 추적 조사가 쉬운 그룹은 그 안에서 경증 환자 수를 확실히 파악할 수 있다. 이런 집단의 경증 환자 비율은 따라서 비교적 정확한 편이다.

거꾸로, 다른 집단에 적용하기에는 지나치게 특수한 통계도 있다. 코로나19 근원지인 중국 후베이 성은 질병통제가 뒤늦게 시작된데다 확진자 수가 진료 역량을 훨씬 넘어선 탓에 치사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 따라서 후베이성의 코로나19 치사율은 다른 지역에서의 치사율을 가늠하기에 좋은 기준이 아닐 수 있다.

개인·국가 상황에 따라 달라

치사율은 더 나아가 대상자의 연령, 기저 질환, 속해있는 의료 시스템 등에 따라서도 크게 달라진다. 우선 연령층이 높을수록 사망 위험은 더 커진다. 중국 우한시에서 발생한 최초 환자 4만 4000명을 분석한 중국 의사들의 보고서에 따르면 80세 이상의 사망율은 중년층과 비교했을 때 10배 높게 나타났다. 한편 30대 이하는 전체 4500명의 환자 중 사망자 8명으로 치사율이 가장 낮았다.

당뇨, 고혈압, 심장 질환, 호흡기 질환 등의 기저질환을 가진 사람들의 치사율은 일반적 사람들보다 5배 이상 높았다. 그리고 남성의 사망률은 여성보다 조금 더 높게 나타났다.

한편 환자가 처한 의료적 현실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중국에서 집계된 80세 이상 환자 치사율은 유럽 및 기타 국가의 노년층 치사율과 다르다. 이는 각국의 질병 확산 정도와 의료적 가용자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특정 지역에서 질병이 크게 확산할 경우 보건 시스템이 넘치는 환자로 과부하를 겪어 치사율이 높아질 수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 중인 대구 역시 병실 확보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상황이다. 이에 1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대구 확진자 병상 확보와 관련, "중증환자나 즉시 의료서비스가 필요한 환자들을 빨리 병원에 보실 수 있도록 제대로 기준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방승언 키즈맘 기자 earny@kizmom.com
입력 2020-03-02 11:16:06 수정 2020-03-02 13:4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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