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더도도/ⓒRebecca May)
일하는 집사를 방해하는 것은 무릇 모든 고양이의 공통 취미다. 그런 고양이를 뿌리치자니 미안하고, 그냥 두자니 너무 힘들어 고민하는 집사들도 적지 않다. 영국의 한 부부가 고양이와 집사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묘안'을 생각해 내 화제다.
동물 전문매체 더도도는 무릎을 사랑하는 삼색 고양이 '지기'를 키우는 메이 부부의 사연을 최근 보도했다.
메이는 3년 전 유기묘 보호소에서 지기를 입양했다. 처음에는 낯을 가렸던 지기였지만, 메이와 남편에게 익숙해진 다음에는 부부에게서 한시도 떨어질 줄 모르는 '껌딱지'가 됐다.
특히 지기는 무릎에 앉는 것을 좋아한다. 부부에 따르면 지기는 부부가 어디에 앉으려는 자세만 취해도 사냥하듯 동공을 확장시키며 무릎을 노린다. 만약 무릎을 내어주지 않으면 등, 어깨, 팔, 어디든 올라가서 앉는다고 부부는 전했다.
(사진 = 더도도/ⓒRebecca May)
문제는 메이와 남편이 최근 재택근무를 시작하면서 일어났다. 일반적인 고양이들이 흔히 그러듯 지기도 끊임없이 책상 근처를 맴돌며 일을 방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은 컴퓨터 앞에 앉아 차분히 전화로 업무를 봐야 하는 메이에게는 특히 치명적인 일이었다.
결국 남편이 한 가지 대책을 내놓았다. 지기가 좋아하는 무릎을 가짜로 하나 만들어 주는 것이었다. 남편은 파자마 바지를 하나 찾아 푹신하게 속을 채워 넣고 그 안에 발열 패드를 집어넣어 따듯하게 만들었다. 진짜 다리처럼 보이도록 신발도 한 켤레 신겨 줬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지기는 새로 생긴 가짜 무릎이 마음에 들었는지 곧바로 그 위에 자리를 잡아 몇 시간씩 움직이지 않았다. 메이는 "남편은 그냥 재미로 무릎을 만든 것이었다. 남편도 그것이 통하리라고 생각하진 않았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지기와 메이 부부 모두 만족할만한 상황이 됐지만, 다리를 너무 사실적으로 만들어 생긴 부작용도 있다. 메이는 "매일 밖에 내놓기에는 다리가 너무 무섭게 생겼다"며 "하지만 업무가 바쁜 날에는 꼭 다시 꺼내서 사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 = 더도도/ⓒRebecca May)
방승언 키즈맘 기자 earny@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