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은 긴 글을 읽이 별로 없다. 교과서에 글씨도 별로 없고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읽어주는 경우가 많아서 책 읽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이 많지 않다. 하지만 초등학교 3학년이 되고 나서 부터는 혼자 책을 읽고, 이해하고, 생각까지 할 수 있는 '읽기 독립'의 상태가 된다. 엄마들도 이제는 아이의 언어 능력이 향상됐으니, 더이상 책을 읽어주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의 입장은 다르다. 갑자기 책에 글씨도 많아지고, 교과서도 점점 두껍고 어려워지는데 혼자서 읽어야 한다니 난감하다. 그래서 초등학교 3학년은 책을 좋아하는 아이, 싫어하는 아이로 양분되는 '독서 분화기'라 일컫기도 한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만들기 위해서 엄마는 무엇을 해야 할까?
1. 독서 사다리 만들기
부모가 아이의 독서 사다리가 돼주어야 한다. 아이의 수준이 a라고 한다면 a+1 수준의 책을 아이에게 건내 본 후, 너무 어려워하면 부모가 읽어주기도 하고, 앞부분만이라도 같이 보는 식으로 시작하자. 한 줄씩 돌아가며 읽기, 한 장씩 돌아가면서 읽기, 같이 읽기 등 혼자 할 수 없는 독서 과정을 함께 진행하며 흥미를 돋우는 것이다.
영화 예고편을 보여주듯이 앞부분을 한참 읽어주다가 멈추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앞부분을 재미있게 읽어주고 나서 아이에게 "이 책이 너무 길어서 다 읽어줄 수 없으니, 나머지는 네가 다음에 읽어봐" 라고 하면 다음날부터 아이는 그 책을 손에 쥐고 있을 것이다. 재미있는 예고편을 보고 나면 영화관에 가서 직접 상영하고 싶은 것처럼, '재미있는 책'의 앞부분만 알려주면 직접 읽고싶어진다.
2. 책 권해주기
책을 읽으라고만 하지 말고 책을 권해줘야 한다. '책을 권한다'에는 다양한 의미가 있는데, 아이의 독서수준을 파악하고, 아이가 좋아할 만한 주제의 책도 알아야 한다. 아이들 수준에 맞는 책들을 함께 읽어봐야 책을 권할 수 있다. 그래서 역시 틈틈이 아이와 책을 함께 읽어보는 것이 가장 좋다.
3. 한 권의 책에 푹 빠져있는 경험 만들기
독서의 킬링 포인트는 '책 읽는 재미를 느낀 경험이 한번이라도 있는가' 이다. 따라서 아이가 정말 재미있는 책을 읽어볼 수 있도록 책을 추천해주는 것이 좋다. 다만 글이 좀 있는 것으로 골라야 한다. 초등시기에 정말 재밌는 책 한권을 만나서 푹 빠져 읽는 경험을 한다면 앞으로 아이가 책을 대하는 태도가 훨씬 좋아질 것이다.
아이가 책을 끝까지 읽었다면 과장된 리액션으로 충분히 칭찬해주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이렇게 두꺼운 책을 혼자 다 읽었어? 대단하다!" 와 같은 칭찬은 아이의 독서를 더욱 활발하게 한다.
4. 독서 데이 혹은 도서 타임 만들기
독서 습관을 위해서는 다각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재밌는 책을 소개해주기도 하고, 도서관이나 서점도 자주 가고, 집도 책을 읽는 분위기로 만들어줘야 비로소 아이의 독서 습관이 좋아진다. 가족이 다 같이 거실에 앉아서 책 읽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가지는 것이 확실한 방법이다. 예를 들면 매주 토요일 아침 9시~오후6시 라는 '북 타임' 규칙을 정해, 이 시간에는 거실에서 다같이 책을 읽는 것이다. 편하게 책을 읽다가 배달음식을 주문해먹기도 하고, 중간 중간 아이가 다른 놀이를 하거나 잠을 자도 괜찮다. 부모가 거실 테이블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고 있다면, 아이도 어느새 자석처럼 그곳으로 가 책을 읽을 것이다.
부쩍 아이와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올 봄에는 아이와 책을 읽고 권하며 '독서의 맛'을 알아갈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보자.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