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신고를 한 법적인 부부에게에서 태어난 아이는 아버지의 성을 따르기로 한 민법 '부성(父姓) 우성주의' 원칙이 혼인·가족생활, 인격권,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는 헌법소원이 등장했다.
시민단체 활동가인 이설아씨와 장동현씨 부부는 18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구시대적인 가족제도에 종점을 찍을 시간"이라며 "수많은 소수자를 괴롭혀온 견고한 정상가족 프레임에 조금이나마 균열을 내기 위해 부성 우선주의 헌법소원을 청구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두 사람이 혼인신고를 하며 공무원에게 자녀가 엄마의 성·본을 따르게 하는 방법을 묻자, '위의 부와 모 사이에서 태어날 모든 자녀의 성과 본을 모의 성과 본으로 정하기로 협의합니다'라고 적힌 협의서에 서명하라는 안내를 받았다고 했다.
현행 민법 제781조 1항은 "자(子)는 부(父)의 성과 본을 따른다. 다만, 부모가 혼인신고시 모(母)의 성과 본을 따르기로 협의한 경우에는 모의 성과 본을 따른다"고 명시하고 있다.
두 사람은 "왜 아이의 성을 혼인신고 때 정해야 하고 이를 번복하려면 소송을 불사해야 하는지, 왜 아이 성을 선택하게 하지 않고 모의 성을 따를 때만 별도로 체크하게 하는지 등이 의문"이라며 "혼인·가족생활이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한다는 헌법 조항 등을 위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부모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국가장학금과 재난지원금 등 복지망에서 소외되는 일이 사라지고, 자녀를 부모의 소유물로 여겨 아무리 학대를 저질러도 신고를 받아주지 않는 정상가족 프레임이 타파되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법무부 산하 '포용적 가족문화를 위한 법제개선위원회'는 지난해 5월 부성 우선주의 폐지를 권고했다. 국회에도 유사한 민법 개정안이 지난해 발의됐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