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중국향' 설정과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의 폐지를 결정했다. 이러한 종류의 논란은 타 드라마에도 제기되어 왔지만 폐지까지 된 것은 초유의 사태다.
SBS는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여 '조선구마사' 방영권 구매 계약을 해지하고 방송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드라마의 방영권료 대부분을 이미 선지급한 상황이고, 제작사는 80% 촬영을 마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SBS는 "폐지로 인한 방송사와 제작사의 경제적 손실과 편성 공백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지상파 방송사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방송 취소를 결정하였음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조선구마사'는 지난 22일 1회 방송 중 충녕대군(장동윤 분)이 서양 구마 사제(달시 파켓)를 대접하는 장면에서 월병 등 중국식 소품을 사용하고, 무녀 무화(정혜성)를 중국풍 의상을 입혀 논란이 됐다. 이밖에도 중국향 설정을 비판하는 글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했다.
여기에 태종(감우성)과 양녕대군(박성훈), 충녕대군에 대한 묘사도 실제 역사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대본 집필을 맡은 박계옥 작가의 전작 '철인왕후'가 혐한 논란이 있었던 중국 작가의 원작을 바탕으로 했고, 박 작가가 최근 한중합작 민간기업 쟈핑픽쳐스와 집필 계약을 한 사실도 알려져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이에 제작사와 SBS는 관련 장면을 모두 수정하고 한 주 결방을 통해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작품을 완전히 재정비해 방송하겠다고 사과문을 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문화 동북공정'이 국내 자본에 유입되면서 시청자들의 반중 정서는 사그라들지 않았고 광고주들과 지방자치단체 등도 제작 지원을 연이어 철회하자 드라마 제작을 이어나갈 수 없게 됐다.
한편, 작품 폐지로 인한 손실에 대한 책임 공방이 법정 싸움으로 이어질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에 대해 드라마 측은 "제작사, 방송사 모두 공동으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한 결정이므로 그럴 일은 없다"고 확언했다.
다만 배우들의 출연료와 스태프 임금 문제는 아직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