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배아 아프다'거나, '선생님이 무섭다', '친구들이 나를 안 좋아한다' 등과 같은 핑계를 대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가지 않는 아이라면 분리불안이 심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불안한 일이므로 당연히 유치원에 처음 가는 아이는 '분리불안' 증세가 나타난다. 하지만 이 상태가 4주 이상 지속될 경우에는 '분리불안장애'로 진단할 수 있다.
'분리불안장애'를 겪는 아이는 엄마와 떨어지면 다시는 보지 못할 것 같고, 엄마에게 교통사고나 질병 같은 나쁜 일들이 생길 것 같아 불안해한다. 자신이 유괴되어 엄마를 만나지 못하게 되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 엄마가 없으면 잠을 못 자거나 엄마와 헤어지는 꿈을 꾸는 경우도 있다.
원인은 무엇일까?
먼저, 엄마와 아이 사이에 불안정한 애착이 형성된 경우가 많다. 엄마가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다가 들어주지 않다가 하면서 일관적으로 대하지 않아 아이가 엄마를 믿지 못하는 것이다. 아이는 엄마를 안전기지로 삼아 새로운 세계로 자유롭게 탐험을 해야 하는데 그럴 경우 아이는 탐험을 떠나지 못한다. 심하게 표현해야만 들어준다는 생각에 감정적으로 분노하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원인은 과잉보호다. 부모가 간섭을 심하게 하면, 아이는 의존적 성향을 갖게 된다. 아이 자체가 새로운 상황에 대해 회피하는 기질을 타고나거나 어려서 병치레가 많았다면 더욱 그렇다. 부모가 소심하고 불안해하며 아이양육에 지나치게 예민하거나 걱정을 많이 하는 경우도 있다. 동생출생, 부부싸움, 최근 엄마가 아팠던 스트레스 등도 그 요인이 될 수 있다.
해결 방법은?
◆ 아이가 왜 불안해 하는지 원인을 파악하자. 구체적인 얘기가 나올 수 있도록 충분히 대답을 기다려 줄 필요가 있다. 아이가 자신의 불안한 감정의 원인을 이렇게 얘기할 수 있다.
'내가 없을 때 불이 나서 엄마가 죽을 것 같다', '엄마가 마트에 다녀오는 길에 건널목에서 차에 치여 다칠 것 같다'
만약 이와 같이 부정적이고 왜곡된 생각이 불안의 원인이라면, 이성적이고 현실적이며 긍정적인 생각을 하도록 이끌어 줘야 한다.
"집에 불이 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화재가 나면 화재경보기가 울릴거야",
"건널목에서 차에 치일 확률은 매우 낮고, 사고가 난다 해도 사람들이 도와줄거야"
◆ 아이 혼자 유치원에 가라고 강요해선 안된다. 아이를 떼어놓거나, 아이를 혼자 놔두고 숨어서 지켜보거나 하는 행동도 좋지 않다. 외출할 때도 먼저 같이 가자고 말해 아이와 같이 다니면서 점차 한 단계씩 거리를 늘려가야 한다. 유치원에 있는 동안은 선생님께 부탁해 중간에 엄마에게 전화하게 하고, 끝나는 시간에 맞춰 데리러 가야 한다. 심한 경우에는 엄마가 아이 옆에서 괜찮다고 할 때까지 유치원에 같이 있어주면서 시간을 늘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아이의 불안 뿐 아니라 엄마의 불안도 스스로 파악해 보아야 한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지만,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주변인들이 많을 것이다. 따라서 전문기관에서 정식 검사를 의뢰하여 객관적인 평가를 듣는 것이 더 빠르고 정확한 방법일 수 있다.
출처 = 「가족 심리 백과」中 1장 <어린아이와 부모의 문제>, 시공사, 2016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