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한 여성이 결혼 당시 고용률을 회복하기까지 21년이 걸린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13일 '기혼 여성의 경제활동 변화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한국노동패널 2009년~2019년 자료를 사용, 20년간 여성의 평균 고용률 변화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혼 여성은 결혼 당시 고용률이 68.1%에 달했지만 결혼 1년 차에는 56.2%로 하락했고, 결혼 5년 차에는 최저치인 40.5%까지 떨어졌다. 결혼 6년 차부터 조금씩 상승했지만 결혼 당시 고용률을 회복하기까지는 21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혼 여성의 고용률은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며 2009년 48.8%에서 2019년 57.6%까지 상승했지만, 미혼과 기혼 여성 간 고용률 격차는 14.0% 포인트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2019년 기준 기혼 남성 고용률이 92.3%로 미혼 남성 69.7%보다 높아 여성과 반대였다.
기혼 여성의 결혼 이후 취업 유지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출산이었다. 출산은 경제활동 참여를 가장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다른 요인이 일정하다는 가정하에 직장에 다니는 여성은 자녀가 1명 있으면 취업 유지율이 29.8% 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녀가 4명 있는 경우 직장 여성의 취업 유지율은 38.4% 포인트 하락했다.
미취업 여성의 취업확률을 감소시키는 주요 요인도 출산이었는데 자녀가 1명 있으면 취업확률은 7.2% 포인트 감소했다. 두 자녀와 세 자녀가 있을 경우도 취업확률은 각각 17.6% 포인트, 16.5% 포인트 줄었다.
반면 남성은 자녀가 있으면 오히려 취업확률이 증가했다.
결혼 당시 미취업 남성의 경우 자녀가 1명 있으면 취업확률은 24.2% 포인트 늘었다.
한경연은 부모와 동거할 경우 직장에 다니는 여성의 취업유지율이 12.6% 포인트 증가한다며 여성이 가사나 육아 등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교육 수준도 기혼 여성의 경제활동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직장에 다니는 초대졸 이상의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취업유지율이 5.8% 포인트 높았다.
한경연은 출산에 따른 여성의 육아 부담이 경제활동 중단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유연근무제 도입을 확대하고, 여성의 일과 가정 양립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혼 여성의 재취업이 용이할 수 있도록 재취업 교육 등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ljk-8090@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