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 올림픽 양궁 경기에서는 국가태표 양궁 선수들의 심박수가 실시간으로 중계화면에 방송된다.
14일 대한양궁협회에 따르면 세계양궁연맹(WA)은 최근 각국 올림픽 대표 선수들에게 '심박수 중계방송 활용 동의서'를 전달했다.
올림픽 중계 영상을 만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산하 올림픽주관방송사(OBS)가 양궁 경기 중계 시 선수들의 실시간 심박수를 띄우기로 하면서, WA가 선수 개인 생체정보 활용에 대한 동의를 받고 있는 것이다.
OBS가 이같은 결정을 한 이유는 더욱 재미있는 중계 방송을 만들기 위해서다.
양궁은 매우 정적인 스포츠 중 하나로, 격동적인 동작이나 움직임이 없이 번갈아가며 활을 쏜다. 이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승부를 위해 경쟁하고 있는 선수 내면의 심리 상태를 조금이나마 중계로 전달하고자 OBS는 실시간 심박수를 활용하기로 했다.
승부를 가르는 선수 내면의 심리 상태를 어떻게든 중계로 전달해 보려고 OBS는 심박수를 활용하기로 했다.
실수한 선수의 심박수가 얼마나 올라가는지 등이 시청자들에게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새로 도입한 '심박수 중계'가 성공할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
양궁협회에 따르면 올 초부터 심박수 측정 시스템을 도입해 선수 훈련에 활용해왔다.
양궁협회 관계자는 "올림픽 실전과 비슷하게 꾸민 모의 훈련 환경에서도 선수들의 심박수는 내내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면서 "도쿄에서도 비슷할 것 같다"고 말했다.
즉 한 번의 실수로 심박수 수치가 확 뛰는 등의 극적인 장면은 세계에서 내로라 하는 궁사들이 겨루는 올림픽 무대에서 안 나올 가능성이 크다.
한편, 양궁협회는 2019년 6월 네덜란드 스헤르토헨보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WA가 심박수 중계 기술을 테스트하자 향후 이 기술이 큰 대회에서 쓰일 것으로 보고 미리 국내 훈련 환경에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세계선수권 직후 회장사인 현대자동차 이노베이션 부서와 함께 센서 착용 없이 영상 카메라만으로 심박수를 측정하는 시스템 개발에 나섰고, 올 초에는 완성된 시스템을 대표팀 훈련에 도입했다.
이달 초 열린 자체 평가전 TV 중계에도 심박수 측정 시스템이 사용됐다.
작은 변화 하나도 허투로 생각하지 않는 양궁협회의 '완벽주의' 덕분에 우리나라 대표선수들은 '심박수 측정'이라는 생소한 환경에 가장 먼저 적응을 마쳤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