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은 우리몸에서 한 마디로 '열일(열심히 일하는 것을 가리키는 준어)' 하는 기관이다. 음식물 소화, 단백질 합성, 약물 등 독소 제거, 노폐물 제거, 세균에 대한 면역반응 등 끝 없이 많은 업무량을 도맡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간' 만큼은 현대의학에서 대체할 기술이 없다.
간은 흔히 '침묵의 장기'라고 불린다. 큰 사이즈와 튼튼한 기능을 갖춘 간이지만 그만큼 작은 손상에는 둔감하다. 그래서 웬만큼 간이 상하지 않는 이상 초기에 자각하기는 힘들다. 조용히 망가지기 때문에 더 무서운 기관인 것이다.
하지만 간암은 비교적 위험 요인이 명확하게 밝혀진 암이다. 간암을 일으키는 요소를 알면,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간암의 위험요인>
B형 간염바이러스
우리나라 간암 환자의 75%가 B형 간염바이러스 보유자다. 그리고 이들 중 간경변증이 있거나 연령이 높은 사람에게 발병 위험이 더 크다. 과도한 음주는와 C형 간염 바이러스 중복 감염 또한 간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또 남자가 여자보다 더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C형 간염바이러스
전체 간암 환자의 10%는 C형 간염바이러스와 관련이 있다. 이 바이러스에는 아직 백신이 없지만, 최근 개발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들이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적절한 치료와 함께 추적 관찰이 요구된다.
만성 간질환
알코올성 간염과 간경변증은 대표적인 간암 유발 요인이다. 특히 간경변증은 어떤 원인에서 발생했는지와 상관 없이 간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크다. 간염바이러스발 간경변증이 아니더라도 위험도는 같다. 간경변증 환자는 간암 고위험군에 속하므로 철저히 추적관찰을 해야한다.
음주와 흡연
음주는 간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알코올을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알코올을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 간경화가 발생하며, 이는 간암으로 진행될 위험이 있다. 음주자가 흡연까지 같이 하는 경우에는 암 발생 위험이 더 높아진다. 알코올은 특히 C형 간염바이러스 감염자의 간암 발생률을 높인다.
흡연은 담배 연기가 폐로 흡수되면서 각종 유해 물질이 간을 비롯한 신체 기관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매우 해롭다. 국제암연구기관에서는 술과 함께 흡연도 간암 1급 발암원으로 분류하고 있다.
비만
비만 또한 위험 요인 중 하나다. 과체중 또는 비만에 속하는 사람은 비만과 관련된 인슐린 저항 상태로 인해 발암 과정이 촉진될 수 있다. 비만인 사람의 간암 발생 위험도는 정상 체중일 경우의 약 2배에 달한다.
<예방법>
B형 간염 예방접종
우리나라 간암의 대다수가 B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므로 반드시 예방접종을 맞아 항체를 만들어 놓는 것이 필요하다. 방어항체가 생기면 B형 간염에 걸리지 않고, 간암 걱정도 덜 수 있다.
간염바이러스 노출 주의
B형 및 C형 간염바이러스는 혈액, 침, 정액 등 체액 내에 존재한다. 이러한 체액이 손상된 점막 등을 통해 몸에 들어오면 감염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B형 간염바이러스는 대부분 모체로부터 수직감염이 되고, 성인이 된 후 감염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면도기나 칫솔을 나누어 쓰거나 주사기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일은 위험하므로 피해야 한다. 또 약물 중독의 경우, 간 손상이 쉽게 일어나므로 조심해야 한다.
음주 절제
만성 간염 환자는 간암 발생 위험이 크기 때문에 술을 절제해야 한다. 특히 알코올성 간염이나 간경변증이 있는 경우에는 절대적으로 금주가 필요하다. 술의 종류와 관계없이, 섭취한 알코올의 총량과 음주 빈도에 따라 간질환이 발생하는데, 여성은 특히 적은 양의 술을 마셔도 간이 손상될 수 있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많이 진행된 단계가 아니라면 술을 끊음으로써 상당수가 회복될 수 있다.
만성 간질환의 철저한 관리
B형과 C형 만성 간염 환자들은 만성 간염을 항바이러스제 등으로 적절히 치료하여 더 이상의 진행을 막아야 한다. 최근 C형 간염에 대하여서도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됐으므로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만성 간질환 환자는 반드시 주기적으로 의사의 검진을 받아야 한다. 간암은 자각 증상이 늦게 나타나기 때문에 증상이 생겨서 병원을 찾았을 때는 완치가 가능한 시기를 이미 지났을 때가 많다.
금연
담배 연기 속에는 숱한 발암물질이 들어 있으므로, 흡연은 폐암뿐 아니라 간암의 발암원 중 하나다. 따라서 담배를 끊고, 간접흡연에도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좋다. 간경변을 비롯한 간질환이 있는 사람은 절대 금연해야 한다. B형 또는 C형 간염바이러스 보유자도 담배를 끊는 편이 안전하다.
적정 체중 유지
최근 많은 연구에서 비만이 간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있다. 따라서 간암을 예방하려면 건강한 식생활과 적당한 운동을 하며 알맞은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도 오직 비만때문에 지방성 간염이 생길 수 있으며, 비만이 지속되면 간경변증과 간암의 위험이 높아진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입력 2021-09-10 18:10:35
수정 2021-09-10 18:1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