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와 기온의 변화가 심한 환절기에는 감기, 비염 같은 호흡기 증상이 생기기 쉬운 시기라 면역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면역 관리를 위해서는 잘 먹고, 잘 자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기본인데 아이는 밥을 더 안 먹어서 부모 속을 태운다.
흔히 말하는 면역력은 단번에 높이는 것은 어렵고 몸의 컨디션을 좋게 유지해 면역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꾸준히 관리를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적절한 신체활동과 면역 작용을 위해서는 적정량의 칼로리가 꼭 필요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잘 먹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은 보다 많은 에너지, 영양소가 필요하므로 하루 세 번의 식사와 한 두 번의 간식으로 이를 채워주어야 한다.
그러나 식욕부진이 지속되어 필요량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한다면, 아이는 쉽게 피곤해지고 면역유지를 위한 신체 활동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계절변화에 적응 못하고 호흡기, 체력이 약해지면서 생기는 식욕부진
가을이 되면서 식사량이 줄고 식욕이 부진한 아이들을 크게 두 가지 원인으로 본다. 우선 환절기의 급격한 기온 변화와 바뀌는 계절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 몸이 평소에 비해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기 때문이다. 더운 여름에 익숙해 있던 신체가 찬 바람을 쐬고 떨어진 기온과 짧아진 해에 적응을 바로 하지 못해 체력적으로 약화되기 쉽다. 몸이 피곤하면 자연스럽게 입맛도 떨어지고 소화력도 약해져 식욕부진이 온다. 이와 함께, 성인에 비해 호흡기가 약하고 알레르기성 질환이 많은 아이들의 특성상 환절기에는 감기나 비염 같은 호흡기 질환을 경험하기 쉽다. 열이 나거나 콧물, 코막힘, 기침 등의 감기 증상이 있다면 식욕이 떨어지고 음식을 삼키고 먹는 것이 어렵다. 게다가 알레르기성 질환으로 재채기, 가려움 등의 증상이 반복된다면 숙면을 취하지 못해 컨디션이 저하되고 짜증이 늘면서 밥 먹기를 거부하는 아이들도 많다.
식사, 간식 간격 일정하게 유지하며 식사량에 따라 간식 조절
아이의 식욕부진 개선을 위해서는 먼저 일관된 하루의 식사 및 간식 패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밥과 간식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여 음식을 섭취하는 시간이 들쑥날쑥하지 않도록 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잠에서 덜 깬채로 밥을 먹거나, 간식과 다음 식사의 간격이 너무 짧으면 당연히 아이의 식사량이 줄어든다. 아침에는 조금 일찍 깨워 식사 전 20~30분 정도는 씻거나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여 수면에서 완전히 깬 후 식사를 하게 한다. 간식의 경우 식사 사이 하루 1~2번으로 제공하는데, 아이의 한 끼 식사량이 너무 적다면, 식사를 한 뒤 바로 붙여서 간식을 먹이는 것도 좋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이 간식은 밥 보다는 더 잘 먹기 때문에 다음 식사에 최대한 영향을 덜 줄 수 있다.
식사에 흥미 잃지 않게 선호반찬 구성하되 치우치지 않도록
아이가 먹는 양이 너무 적다면 우선은 아이가 선호하는 음식이나 반찬 위주로 준비해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계속해서 좋아하는 한 두가지 음식만 먹일 수는 없으나 먹는 양이 너무 적고 입맛이 많이 떨어져 있을 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끼에 반찬을 4가지 정도 준비한다면 아이가 좋아하는 반찬 2가지와 별로 즐겨먹지 않는 반찬들을 같이 구성해 좋아하지 않는 반찬도 한두 번 정도 시도할 수 있도록 한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밥 먹는 행위 자체에 흥미를 가지고 거부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아이가 고른 영양을 섭취하지 못할까봐 걱정이 된다면 보건복지부와 한국영양학회가 발표한 ‘식품구성자전거’를 참고할 수 있다. 음식을 곡류, 고기·생선·달걀·콩류, 채소류, 과일류, 우유·유제품류의 다섯 가지 식품군으로 나누는데, 아이가 평소 먹는 음식이 어디에 속하는지를 보고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관리한다. 채소류를 전혀 안 먹는 것은 좋지 않지만, 채소류 중에서 콩나물은 잘 먹는데 시금치는 안 먹는 정도라면 우선 좋아하는 반찬을 위주로 구성하여 조금이라도 음식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 귤의 껍질인 진피차는 소화력을 도울 수 있고 맛도 좋아 아이들도 수시로 섭취하면 좋고, 배꼽 주위를 쓸어 주는 복부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식욕부진이 3주 이상 지속되어 체중이 감소하고 피로가 늘면서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라면 진료를 통해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식욕부진의 원인을 파악하여 치료한다. 아이가 체력과 기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면 원기를 높이고 소화기의 운동성을 돕는 치료를 하고, 잦은 감기, 호흡기 질환으로 인해 식욕이 떨어져 있다면 호흡기를 보강하고 감기 증상을 먼저 치료한다. 부항이나 뜸 치료를 통해 복부를 따뜻하고 소화기 순환을 도와주기도 한다.
도움말 : 안예지 원장(함소아한의원 해운대점/ ‘우리 아이 평생 면역’ 저자)
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