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 유해하지 않다고 여겨져 아기들의 분유 수유 등에 사용되는 실리콘 고무 젖꼭지도 반복적인 스팀 소독을 거치면 미세 플라스틱이 나올 수 있다는 국제 연구 결과가 등장했다.
17일 미국 애머스트 매사추세츠대 등은 이 대학 환경·토양화학과의 싱바오산 교수, 중국 난징대 환경대학 지룽 교수가 참여한 실리콘 젖꼭지에 대한 연구 논문이 최근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 학술지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중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4가지 종류의 젖병을 실험에 사용했으며 스팀 소독 후 일어나는 실리콘 젖꼭지의 화학적 변화에 대해 분석했다.
실험은 젖병에 부착된 실리콘 젖꼭지를 10분간 스팀 소독한 후 상온(25℃)에서 식히고, 정제수에 3회 세척한 뒤 다시 10분간 스팀 소독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유아용품 제조사들의 젖꼭지 교체 권장 주기가 60일이라는 점을 바탕으로 이 같은 소독 과정을 60회 반복했다. 이후 젖꼭지를 작게 잘라 광학 광열 적외선(O-PTIR) 마이크로 분광기를 통해 미세 플라스틱 여부를 관찰했다.
그 결과 실리콘 고무 젖꼭지를 세척한 정제수에서 미세 플라스틱과 나노 플라스틱(크기 0.6∼332㎛)이 다량 검출됐으며 실리콘 젖꼭지 표면에 화학적인 변형이 관찰됐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스팀 소독된 실리콘 젖꼭지를 1년 동안 사용한 영유아는 66만개 이상의 탄성중합체(elastomer) 유래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할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미세플라스틱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작은 크기의 플라스틱으로, 걸러지지 않은 채 하수·해양으로 흘러들어 물고기의 먹이가 되는 등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꼽힌다.
이 논문의 주저자인 난징대 수유 박사는 "과거 실리콘 고무는 열에 안정적인 고분자 물질로 인식됐지만, 반복적으로 스팀 소독할 때는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실리콘을 사용한 조리·제빵 기구도 100℃도 이상으로 가열할 시 미세플라스틱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