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 A씨는 출산 후 건망증이 심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5분전에 하기로 한 일을 까먹는다거나, 마트에서 꼭 사야할 건 쏙 빼놓고 사오는 식이다. "애 낳으면서 뇌도 같이 낳았다"라는 말이 우스개 소리로 들리지 않는 요즘이다. 아직 젊은 나이인데도 이러니, 혹시 '청년치매'는 아닌지 걱정이 든다.
많은 이들이 깜박깜빡하는 자신을 인지하기 시작하면 혹시 초기 치매 증상은 아닌지 걱정부터 한다. 하지만 건망증과 치매는 증상이 다르다. 건망증은 사건의 세세한 부분을 잊으며, 힌트를 주면 다시 기억을 해낸다. 또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걸 인정한다. 반면에 치매는 사건 자체를 잊거나, 힌트를 줘도 기억을 하지 못한다. 또한 자신의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걸 모르고, 기분변화가 심해지기도 하며 익숙했던 일을 어려워하기도 한다.
건망증은 뇌가 일시적으로 저장된 기억을 꺼내는 능력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 있으나 젊은 나이에 건망증이 심하다면 생활습관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특히 일상의 모든 영역에서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은 젊은 층들의 뇌는 활동이 둔해지고 건망증이 심해질 수 있다.
우울증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기억력이 떨어지고 집중력이 흐려질 수 있다. 우울증이 있으면 사고의 흐름이 단조로워지고 느려지는 경우가 많다. 잦은 음주도 기억의 입력과 출력을 담당하는 해마를 마비시킬 수 있으므로 좋지 않다. 해마가 마비되면 단기기억을 저장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알콜은 뇌세포를 파괴하고 뇌와 신경계에 필요한 영양소 흡수를 방해한다.
건망증을 예방하고 기억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술을 적게 마시고, 뇌에 다양한 자극을 줄 수 있는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운동은 기억능력을 향상시키고, 여러가지 취미생활은 뇌 전체를 고르게 발달시킬 수 있다. 평소에 전문 분야에 관심을 두고 공부를 하거나,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때 다양한 감각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또 메모를 해 기록으로 남기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ljk-8090@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