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건수가 감소하면서 이혼도 줄어들었지만, 황혼 이혼은 10년 전보다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2021년 혼인·이혼통계'를 보면 지난해 이혼은 10만2000건으로 전년보다 4.5%(5000건) 감소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3.9%) 이혼 건수가 3년 만에 감소한 데 이어 2년 연속 줄어든 것이다.
연간 이혼 건수로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9만1000건) 이후 무려 24년 만에 가장 작은 수치다.
지속적인 혼인 감소가 이혼 건수 감소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전년 대비 9.8%(2만1000건) 줄어 20만건(19만3000건) 밑으로 떨어졌다.
평균 이혼 연령은 남성이 50.1세, 여성이 46.8세로 전년대비 0.8세씩 상승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10년 전에 비해 남자는 4.7세, 여성은 5.2세 높아졌다.
연령별로 보면, 남성은 40대 후반에서 이혼율이 1000명당 7.4건으로 가장 많고, 50대 초반(7.1건), 40대 초반(7.1건) 순이다. 여성은 40대 초반이 7.8건으로 가장 많고, 40대 후반(7.7건), 30대 후반(7.6건) 순으로 나타났다.
60세 이상 이혼에서는 남녀 모두 이혼율이 늘었다. 60세 이상 남성 이혼율은 3.8건, 여성은 2.1건으로 전년보다 0.2건씩 증가했다.
전반적인 이혼 감소 추세에도 남성과 여성 모두 이혼 연령이 뚜렷하게 높아지는 등 고령층에 접어들어 각자의 삶을 위해 갈라서는 '황혼 이혼'이 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이혼한 이들의 결혼생활 지속 기간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났다. 이혼 부부의 평균 혼인지속기간은 17.3년으로 전년보다 0.6년, 10년 전과 비교해 4.1년 늘었다. 혼인 지속 기간이 30년 미만인 이들의 이혼은 전년대비 감소했지만 30년 이상에서는 7.5%나 증가했다.
노형준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혼인 건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했기 때문에 이혼 건수도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60대 이상에서 이혼이 증가하는 것은 고령인구가 많아지고, 기대여명도 길어지다 보니 남은 생에 대해서 혼인이나 이혼을 선택할 수 있는 인구의 폭이 계속 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ljk-8090@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