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를 겪다가 3살 딸을 살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던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 받았다.
수원고법 형사2-1부(왕정옥 부장판사)는 29일 살인 혐의를 받는 A(29)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3년 및 보호관찰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자신의 주거지에서 잠들어 있는 딸 B(3)양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A씨는 2018년 무렵 가상화폐 투자 실패 등으로 4000만원의 빚을 지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다가 회생개시결정을 받았다.
이후 그는 지난해 8월 아내와 이혼 후 모친의 도움을 받아 B양을 양육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다니던 회사의 무급휴가가 늘어나며 생활고가 심해지자 심리적 부담을 느낀 A씨는 극단적 선택을 결심, 모친이 집을 비운 틈을 타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그는 폐 일부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고 목숨을 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일방적인 판단으로 어린 자녀를 살해한 범행은 어떠한 일로도 용서받을 수 없으나, 홀로 자녀를 양육하다 생활고 등 여러 어려운 환경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점 등 원심 재판부는 주요 양형 요소들을 두루 참작해 형을 정했다"면서 "이 법원에서는 원심 형량을 변경할만한 조건 변화가 없고, 이런 사정과 여러 양형 요소를 고려했을 때 원심의 형이 너무 가볍거나 무거워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ljk-8090@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