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으로 중국 상하이가 봉쇄되면서 어린 아들을 집에 홀로 두고 격리되어야 했던부모의 사연이 전해지고 있다.
10일 베이징청년보에 따르면 상하이와 인접한 장쑤성 쿤산시에 거주하는 주모 씨는 지난 2월 28일 남편이 이상 증세를 보여 상하이의 한 병원을 찾았다.
당시 남편은 치료를 위해 입원하게 됐고, 주씨는 아들을 집에 남겨둔 채 주로 병원에만 머무르며 남편을 간호하고 있었다.
그런데 3월 말부터 상하이가 봉쇄되고 상하이와 쿤산시 간 이동이 금지되면서 주씨는 아들이 있는 가까운 집에 잠시도 다녀올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주씨의 아들은 상하이 봉쇄 초기에는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식당에서 음식을 사 먹거나 엄마가 시켜주는 배달 음식을 먹으며 생활했다.
하지만 4월부터 쿤산시까지 봉쇄 조치가 내려지자 주씨는 집에서 혼자 고립된 채 살고 있는 아들 걱정에 한숨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집까지 봉쇄됐을 때 주씨는 아들과 영상통화를 하며 눈물을 참지 못했다. 아들은 주씨에게 "엄마 울지 마세요. 걱정할 게 뭐가 있어요. 엄마가 밥을 어떻게 하는지 가르쳐주면 되잖아요"라며 위로했다.
주씨는 다급한 마음에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했고, 관리사무소는 주씨 아들에게 하루 2번 도시락을 가져다주기로 했다.
또 주씨는 아들에게 냉장고에 미리 넣어 둔 전병, 닭고기 같은 식재료로 만들 수 있는 간단한 요리를 가르쳐주기도 했다.
아들 가족은 지난 6일 쿤산 집에서 2달여 만에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주씨와 남편이 병원에서 나와 쿤산시로 돌아갔고, 격리소에서 7주를 보낸 뒤에야 집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집에 돌아온 주씨는 설거지 하지 않은 그릇들과 어지럽게 쌓인 면 봉지, 바닥에 놓인 쓰레기 봉지들을 발견하고 놀랐지만 아들을 혼낼 수는 없었다고 한다.
주씨는 "아들이 비교적 게으른 편이라 아마도 또래의 다른 아이들보다 생활 면에서는 부족할 수 있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강하고 낙천적이었다"며 "아들이 두 달 동안 불평 한마디를 하지 않고 우리를 위로해줬다"고 말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입력 2022-05-10 11:09:14
수정 2022-05-10 11: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