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의 실태조사 결과 전국 초중고등학교의 절반이 아직도 건물에 석면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 확인됐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전국학교석면학부모네트워크는 25일 '전국 학교 석면 현황 조사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전국 초중고등학교 10곳 중 4~5곳은 여전히 '석면학교'다"라며 "이번 지방선거의 교육감 선출과정에서 학교석면 안전 문제가 중요 이슈로 다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한 물질로 잠복기를 거쳐 흉막질환, 폐암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체의 조사 결과 올해 3월 말 기준 전국 1만1천946개 초중고교 가운데 총 5천454곳(45.7%)은 아직 석면 철거 공사를 하지 않았다.
학교별로 보면 고등학교의 석면 제거율이 가장 미진했다.
전국 고등학교 2천371곳 중 53%인 1천275곳에 아직 석면이 남아있다. 이어 초등학교 44.6%, 중학교 42.4% 순이다.
지역별로 보면 전남이 59.0%로 석면학교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경남(58.8%), 서울(58.6%), 충북(56.0%)이 뒤를 이었다. 전국 평균은 45.7%다.
특히 충청권 고등학교의 석면학교 비율이 두드러졌다.
충남 고등학교 117곳 중 86곳(73.5%), 충북은 고등학교 84곳 중 58곳(69%)으로 비율이 다소 높았다.
반면 세종에는 석면이 있는 학교가 없었으며, 제주 21.5%, 부산 22.4% 등은 상대적으로 비율이 낮았다.
최예용 센터장은 "지역별 편차도 있는 상황으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선출되는 교육감들이 안전하고 신속하게 석면을 철거할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겨울방학 기간 전국 833곳의 학교에서 석면 철거 공사를 마쳤으며, 올해는 총 995곳의 학교에서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단체는 "지난해 겨울방학에 석면철거를 한 학교도 아직 잔재물이 남아있을 가능성을 살펴봐야 한다"며 "올해 진행하는 학교는 명단을 미리 공개해 철거 감시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제대로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숙영 활동가는 "코로나19로 학부모의 현장 참여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안전 매뉴얼을 준수하지 않고 공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이 감시체계 역시 다시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7년까지 전국 학교의 석면을 완전히 제거하겠다는 교육부 계획에 따라 전국 시도 교육청에서는 각 학교의 방학 기간에 석면 제거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