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상승하면서 식자재 값도 연이어 상승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식당 업주들은 가격을 올리는 대신 음식 구성을 바꾸고 반찬을 줄이는 등 원가를 절약하기 위한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손님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특히 단골 손님의 경우 더 이상 기대했던 모습이 아닌 음식에 실망하기 마련이다.
직장인 천모(29)씨는 최근 서울 영등포구의 단골 추어탕집에 방문했다가 식전 음식으로 내어주던 수육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천씨는 "식당 주인에게 물었더니 추어탕 재룟값과 돼지고깃값이 올라 어쩔 수 없이 몇 년 만에 수육을 뺐다더라"며 "늘 먹던 게 안나오니 좀 아쉽다"고 말했다.
이렇게 최근 원가가 오른 반찬을 빼거나 손님에게 리필해주지 않는 음식점들이 늘고 있다. 가격을 1~2천원 올리는 대신 반찬 구성을 변경하는 방법으로 '손님 지키기'에 나서는 것이다.
용산구의 한 백반집은 최근 인기 반찬인 감자볶음을 한 접시만 제공하기로 했다. 감잣값이 지난해와 비교해 2배 가까이 오르면서 무한정 제공하기가 어려워진 까닭이다.
직원 한유선(61) 씨는 "작년까지만 해도 2만원 선이면 감자 20kg을 살 수 있었는데, 요즘은 4만원을 훌쩍 넘기는 걸로 안다"며 "손님들 보기가 미안하지만 다른 채솟값도 너무 올라 이렇게라도 비용을 낮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전략이 장기적으로는 소비자들에게 반감을 줄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무리하게 원가를 깎으려다 자칫 '꼼수를 쓴다'는 이미지를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에 대해 굉장히 예민하고 저항감도 큰 상황이라 나름대로 전략을 취한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손님을 제대로 대접하지 않는 야박한 가게라고 생각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