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문제는 버스를 타고 나서 발생했다. 수원에서 강남으로 향하는 2층 버스에 올라 타 2층 맨 앞자리에 앉은 A씨는 버스가 고속도로로 진입할 때 즈음 이상한 느낌을 받고 천장을 쳐다봤다. 차가운 액체가 A씨의 손으로 툭 떨어진 것이다.
자세히 보니 A씨가 앉은 자리의 위쪽에 설치된 플라스틱 구조물에서 한 방울 씩 물이 새고 있었다. A씨는 바로 자리를 옮기려 했으나 고속도로에 진입하기 직전인 버스는 이미 꽉 찬 상태라 빈 자리가 없었다. A씨는 하는 수 없이 물이 더이상 떨어지지 않기만을 바라며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A씨가 내릴 예정인 강남역까지 버스는 1시간을 더 달려야 했다. 그 동안 천장에서는 더 많은 양의 물이 불규칙하게 떨어졌고, 급기야 한 방울씩 계속 떨어지던 물은 고속도로 중간 부근에서부터 '쪼르르' 소리를 내며 A씨의 가방과 바지, 허벅지 등을 완전히 적셨다.
참다 못한 A씨는 버스가 서울 시내로 진입하며 멈춘 틈을 타 운전기사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A씨는 1층으로 내려가 버스 기사에게 "천장에서 비가 새고 있다"고 설명했고, 이 말을 들은 버스기사는 처음 듣는 말인 듯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A씨는 "출퇴근길 경기도 시외버스는 버스 좌석이 한 개도 남지 않을 정도로 꽉 찬다. 이렇게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경우, 축축히 젖은 시트에 다음 사람이 앉아야 할 수도 있다"며 "비가 많이 오는 시기인 만큼 차체의 빠른 점검과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