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형의 의붓딸인 어린 의붓조카의 몸을 만져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삼촌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형량을 낮추려고 피해자인 의붓조카와는 법률이 정하는 친족 관계가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친족에 해당한다'며 성폭력 범죄 특례법을 적용, 일반 준강제추행죄보다 더 엄한 처벌을 내렸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제1형사부(신교식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관계에 의한 준강제추행 및 13세 미만 미성년자 준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A(31)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또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각 5년간 취업 제한과 함께 5년간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아울러 보호관찰 기간 피해자에게 연락하거나 접근 금지는 물론 4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등 준수사항도 부과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6일 오전 6시 38분께 친형의 집 안방에서 잠을 자고 있던 친형의 의붓딸이자 자신의 의붓조카인 B(7) 양의 몸을 만져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B양과 자신은 친족 관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혐의마저도 부인했다.
성폭력 특례법이 정한 친족 관계에서 저지른 성범죄는 일반 성범죄보다 반인륜성 등에 비춰 더 엄하게 처벌한다.
형량을 깎기 위한 A씨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과 피해자는 3촌 관계로서 사실상 관계에 의한 친족에 해당한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친형과 B양의 친모는 혼인 관계이고, 가족공동체로 생활하는 B양 역시 피고인을 숙부로 여기고 있다"며 "친형 집에 갈 때마다 B양을 만났고 친밀하게 지낸 점에 비춰 성폭력 특례법이 정한 친족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어린 의붓조카가 잠이 든 틈을 타 추행한 것으로, 폭행이나 협박이 없더라도 불법성이 대단히 크고 죄질이 불량해 비난 가능성도 크다"며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는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 혐의에 더해 지난 2월 6일 오전 3시 20분께 원주시의 한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42%의 주취 상태에서 미성년자를 동승시킨 채 운전면허도 없이 900여m가량 음주운전을 한 혐의도 공소장에 포함됐다.
검사와 A씨 모두 1심에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이 사건은 서울고법 춘천재판부에서 2심을 진행한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입력 2022-09-28 10:14:47
수정 2022-09-28 10:14: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