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의 이상 호흡소리를 식별해 진단 정확성을 높일 수 있는 '인공지능(AI) 청진기' 기술이 개발됐다.
소아청소년 전문 우리아이들병원 남성우 전문의, 한국과학기술대 인공지능 응용학과 김성은 교수 공동 연구팀은, 최근 1년간 진료를 받은 소아청소년 환자 1만4천903명의 호흡음을 전자청진기로 채음해 AI 알고리즘으로 학습시킨 결과 이상 호흡음을 구별하는 정확도가 84%에 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1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이날 열린 대한소아청소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연구팀은 소아 환자에게 수포음과 천명음이 있는 경우 이상 호흡음으로 분류하고 AI에 학습시켜 진단 알고리즘의 정확도를 측정했다.
거품소리와 유사한 수포음은 주로 폐렴이 진행될 때 나타난다. 또 천명음은 기관지나 세부 기관지가 좁아지는 질환(기관지폐렴, 모세기관지염)이 있을 때 '쌕쌕'하는 소리가 나는데, 질병 초 소아에게 나타나는 이런 호흡음을 정확하고 빠르게 감별해야 조기 진단과 치료가 가능해진다.
남성우 전문의는 "이번 AI 청진 기술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축적된 호흡음 데이터를 활용한 것으로, 해외에서 구축된 데이터와 비교했을 때 민감도와 특이도를 종합한 진단 정확도가 84%로 유사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AI 청진 기술이 코로나19 펜데믹 등 상황에서 격리나 보호장구 착용 등의 이유로 접촉이 어려울 경우 원격으로 호흡음을 분석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남 전문의는 "기존 청진기를 이용한 호흡음 판별은 정확도를 높이려면 숙련된 의료인력이 필요하지만, 코로나19 환자 급증 이후 이런 전문 인력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며 "향후 데이터를 더 모으고, 호흡 관련 질환 분류모델을 세분화한다면 소아의 폐 질환을 AI 청진기로 조기 진단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