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종교를 기반으로 세워진 학교 중 9개 학교는 종교수업을 필수로 요구하면서 대체 수업은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돼 학생들의 종교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4일 서울시의회 박강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교육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9월 기준 종교재단이 설립한 종립학교와 특정 종교를 건학이념으로 둔 학교(대학교 제외)는 서울 시내 총 116개교다.
이 가운데 9곳은 학생들의 종교 수업 참여가 필수다. 대체수업 등 다른 선택권은 없다. 여기에는 외국어고와 예술고, 미디어고 등 특수목적고 3곳이 포함돼 있다.
이들 학교는 모집 요강이나 학교생활 안내 등으로 종교 수업이 의무화돼 있다는 사실을 알리거나 학부모와 학생으로부터 이와 관련한 사전 동의서를 받는다.
하지만 대체 수업이 마련돼 있지 않아 종교의 자유가 온전히 보장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10년 대법원 역시 선교목적으로 만든 종립학교(미션스쿨)라도 종교 교육을 강제할 수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모 고교가 종교 과목 수업을 하면서 대체 과목을 개설하지 않고, 종교행사에 참석할지 사전 동의조차 얻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우리 사회의 건전한 상식과 법 감정에 비춰 용인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났다"고 판시했다.
박 의원은 "입시가 치열한 특목고의 경우 특정 종교를 믿지 않는 학생도 입학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동의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종립학교 이념은 존중돼야 하나 이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대체 과목을 선택하거나 종교 수업 참여를 거부할 수 있음이 전제될 때의 얘기"라고 짚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