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Total News

주차장서 퍼진 다급한 목소리 "흉기들고 머리에 기름을..."

입력 2022-11-14 11:50:17 수정 2022-11-14 11:50:17
  • 프린트
  • 글자 확대
  • 글자 축소

기사와 무관한 사진입니다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괴한에게 위협을 받고 있는 여성을 구조했던 아파트 주민이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지난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당진에서 일어난 여성신체방화사건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 A씨는 자신이 지난 11일 벌어진 당진 아파트 지하 주차장 방화 사건에서 여성 몸에 붙은 불을 소화기로 꺼 구조한 아파트 주민이라고 밝혔다.

사건 당일 가족 여행을 떠나려던 A씨는 지하 주차장에서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한 여성의 다급한 목소리를 들었다. 이 여성 뒤로는 흉기를 든 남성이 따라왔고 이내 여성은 힘없이 붙잡혔다고 한다.

A씨는 "(이들과) 나의 거리는 불과 2~3m 정도였고 흉기로 무장한 남성이 여성을 위협하는 위험한 상황이었다"며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칼 버려'라고 소리치며 대치했다"고 했다.

하지만 남성의 위협은 멈추지 않았고 이내 주머니에서 무언가가 담긴 봉지를 꺼내 여성의 머리에 붓기 시작했다고 한다. 봉지에 있던 것은 다름 아닌 기름이었다.

A씨는 "남성은 주저 없이 라이터를 켰고 여성 몸에 불이 나며 아비규환의 상황이 벌어졌다"며 "누구도 눈앞에서 사람이 불에 타는 모습을 본다면 정말 미치지 않고선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불을 꺼야 한다는 생각에 A씨는 지하 주차장 입구로 달려가 소화기를 가져와 이들에게 뿌렸다. 불이 꺼지자 남성은 도주했고 A씨는 곧바로 112에 신고했다.

A씨는 "나의 평범한 하루에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야기가 벌어졌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그때의 두려움과 분노, 슬픔 등 형언할 수 없을 만큼의 감정들이 가슴속을 채우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 다른 누구라도 그 상황을 목격하고 접하게 된다면 그냥 지나치지 않았겠지만 그게 저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지난 11일 오전 9시 30분쯤 당진 읍내동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벌어졌다.
당시 40대 남성 B씨가 지인인 40대 여성 C씨를 흉기로 위협하다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른 뒤 차를 타고 도주했다.

여성은 등과 목 주변에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주한 B씨는 다음 날인 지난 12일 오전 10시 20분쯤 충남 당진시 대호지면 낚시터 인근 자신의 차 안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이 남성이 극단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ljk-8090@kizmom.com
입력 2022-11-14 11:50:17 수정 2022-11-14 11:50:17

#주차장 , #지하 주차장

  • 페이스북
  • 엑스
  • 카카오스토리
  • URL
© 키즈맘,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