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비자금으로 숨겨놓은 금괴를 빼낼 수 있다고 속여 한 사업가로부터 투자금 40여억원을 받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사기) 혐의로 50대 A씨 등 4명을 구속 소치하고 4명은 불구속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 등은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70대 사업가 B씨에게 "금괴 수천t 규모의 정부 비자금이 비밀창고에 보관돼 있다. 이를 빼내면 수백억원을 벌 수 있다"고 거짓말을 해 작업비용 명목으로 48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B씨와 지인 사이인 A씨는 일당을 해외에 본사를 둔 사업가로 속이고 정부 관료들과도 연줄이 있는 것처럼 꾸며냈다.
이어 인터넷 등에서 입수한 금괴, 현금 뭉치 사진을 보여준 다음 "은닉 비자금을 옮기려면 자금이 필요하다"며 수십차례에 걸쳐 계좌와 송금 등으로 B씨의 돈을 받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첩보를 입수, 금융 수사에 착수한 결과 국내 체류 중이던 주범 A씨와 일당들을 순차적으로 체포하는 데에 성공했다.
이들은 B씨로부터 가로챈 돈을 각각 분배해 생활비 등으로 모두 탕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정부 비자금을 미끼로 한 사기 사례는 4∼5년 주기로 잊을만하면 발생하고 있다"며 "일확천금을 말하는 허황한 투자사기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말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