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올해 경기 침체가 시작될 경우 예년과 달리 고소득층이 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놀라운 예측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미국의 경제 환경 변화가 불황기의 모습을 바꿀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불황기에는 예금 잔고가 부족하고 직업 안정성이 낮은 저소득층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부자들은 불편함이 증가하는 수준의 충격을 받지만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WSJ은 고소득층이 더 큰 어려움을 겪는 불황이란 의미에서 부자를 뜻하는 '리치(Rich)'와 불황을 의미하는 '리세션(Recession)'을 조합한 '리치세션(Richcession)'이라는 신조어를 제시했다.
고소득층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는 근거는 일단 자산과 관련한 통계다.
지난해 3분기 현재 미국의 상위 5%의 자산은 전년도 말에 비해 7.1%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하락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물론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주식시장의 활황으로 전반적인 자산이 늘었다고 하더라도 불황에 대비할 수 있는 자금이 전년도에 비해 줄어든 것이다.
또한 최근 미국 재계에서 확산하는 정리해고도 높은 연봉을 받는 고소득층의 직업 안정성을 해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고용시장 분위기가 정리해고를 당한 경우에도 쉽게 새 직장을 찾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새 직장을 찾을 때까지 임금을 받지 못할 뿐 아니라 전 직장 수준의 임금을 받을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비해 저소득층은 이전에 비해 불황에 대비할 준비가 상대적으로 개선됐다고 WSJ은 분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소득 기준으로 하위 20% 가구의 순자산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말에 비해 42%나 늘어났다. 지난해 말에 비해서도 17% 상승했다.
최근 고용시장의 활황으로 임금이 대폭 상승했을 뿐 아니라 코로나19 기간 정부의 보조금 지급으로 가계 사정이 개선됐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재 하위 25%의 임금인상 폭은 7.4%로 상위 25%(4.8%)보다 인상 폭이 더 컸다.
이와 함께 WSJ은 향후 불황이 닥칠 경우에도 저소득층이 종사하는 서비스업 등의 직업 안정성은 고소득층보다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