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AI 챗봇 전쟁'이 검색 서비스를 넘어 양사의 전 사업 영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MS의 챗GPT 기술 도입에 위기감을 느낀 구글 모기업 알파벳이 AI 기술 도입에서 MS를 따라잡기 위해 전력 질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글은 심각한 위기 경고를 뜻하는 '코드 레드'(code red)를 발령하고, 사용자가 10억 명 이상인 구글의 주요 제품들에 모두 AI를 포함하도록 하는 지침을 내놨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앞서 지난달 MS가 챗GPT 기술을 넣은 검색엔진 빙의 새 버전을 출시하자 구글은 AI 챗봇 검색 서비스인 '바드'를 부랴부랴 선보였다.
두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의 AI 경쟁은 각 사의 주요 사업 분야 곳곳으로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구글은 바드 검색 서비스 외에 유튜브에도 AI 기능을 탑재해 크리에이터들이 영상을 이용해 가상으로 옷을 갈아입거나 SF 배경 같은 것을 만들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MS는 기업용 소프트웨어에도 챗 GPT 기술을 접목시켜 기업 판매·마케팅·고객 서비스 소프트웨어인 '다이내믹스 365 코파일럿' 시범서비스를 출시했다.
전·현직 직원들과 익명의 소식통에 의하면 구글은 챗GPT와 MS로 인해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직 직원은 "AI 관련 계획에 대해 비정상적으로 높은 기대와 큰 불안감의 건강하지 못한 조합"이라고 꼬집었다.
이 때문에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제품 기능의 세부 사항을 직접 거들고 있다고 전직 직원은 전했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도 전보다 더 회사에 관여하고 있고, 브린은 구글의 AI 챗봇 '바드'의 프로그램 코드를 손보기도 했다.
그러나 구글 내부에서는 과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구글 플러스'의 사례를 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구글 플러스는 최강의 검색엔진을 보유한 구글이 페이스북에 맞서 사용자 간 메시지 전송, 뉴스·주제 공유 기능 등을 추가해 소셜미디어를 만들어보려는 시도에서 시작됐으나, 결국 실패하고 2019년 서비스를 종료했다.
한 전직 구글 임원은 구글 플러스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며 "당시 래리 페이지는 모든 제품에 소셜 요소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구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당시 구글 플러스는 모든 제품에 관여했으나, 현재 AI의 경우는 관련 프로젝트 담당자들만 추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 외에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도 AI 챗봇 시장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구글 출신이자 현재 벤처캐피털 샥티의 상무이사인 케발 데사이는 PC 시대의 토대를 만든 제록스 팰로앨토 연구소(PARC)를 언급하며 "(제록스는) 이후 애플과 MS가 등장해 수조 달러 규모의 제국을 건설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며 "구글은 현시대의 팰로앨토 연구소가 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