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엔데믹(endemic·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을 향한 로드맵을 발표했다.
방역과 의료 대응을 3단계로 다르게 나눠 '일상회복'을 이루겠다는 구상으로,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7월에는 확진자 격리과 실내마스크 의무가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전망이다.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9일 3단계에 걸쳐 방역 의료체계의 일상회복을 추진하는 내용이 담긴 '코로나19 위기단계 조정 로드맵'을 발표했다.
로드맵은 현재 '심각'인 위기 단계를 '경계'로 바꾸는 시점을 1단계, 2급인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4급으로 낮추는 시점을 2단계로 각각 제시했으며 '엔데믹화'된 상황을 3단계로 정했다.
1단계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해제, 미국의 비상사태 종료와 맞물려있다. WHO는 관련 회의를 4월 말~5월 초 열 계획이며 미국은 5월 11일 비상사태를 종료할 예정이다.
2단계는 1단계 시행 뒤 의료계와 지자체 등 현장의 준비가 완료되면 시행한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2단계 진입 시점에 대해 "7월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3단계는 코로나19 유행이 인플루엔자 수준으로 엔데믹 상황이 될 경우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전날 브리핑에서 3단계 진입 시점에 대해 "올해 안에는 힘들고, 일러도 내년"이라고 설명했다.
입국 후 3일 이내에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권고하는 검역 조치를 종료하면서도 의료기관과 취약시설에 대해 적용 중인 마스크 착용 의무, 감염취약시설 보호 조치는 유지한다.
의료기관의 일일 신고 체계를 지속하면서도 거의 매일 발표하고 있는 신규 확진자 등 관련 통계는 주간 단위 발표로 전환한다.
병상은 현재 한시지정병상(652개), 상시지정병상(433개)을 운영 중인데, 1단계가 되면 한시지정병상 운영을 최소화하고 상시지정병상 중심으로 운영한다.
2단계에서는 실내마스크와 확진자 격리를 권고로 전환하는 등 대부분의 방역 조치를 해제한다. 검사비, 입원치료비, 생활지원비, 유급휴가비, 치료비 등 지원책도 종료한다.
선별진료소를 운영하지 않고 입국시 건강상태 질문서는 유증상자만 제출하도록 한다.
감염 취약시설 보호책 중 요양병원·시설 입소시 선제검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종료한다.
감염병 등급이 4급으로 낮아지는 만큼 감시 체계가 표본감시로 전환돼 확진자 집계가 중단된다. 의료기관의 신고 주기도 매일에서 주간으로 바뀐다.
2단계에서는 지정 원스톱진료기관과 의료상담센터가 각각 진료와 상담을 하는 현 외래진료 체제를 종료한다. 지정 의료기관이 아닌 일반의료기관이 코로나19 진료를 하며 재택치료자 관리 체계도 운영하지 않는다.
정부가 병상을 지정하지 않고 의사의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입원 여부를 결정한다. 입원 환자에 대한 치료비 지원은 중증환자로 대상을 좁힌다.
검사비는 감염취약층 등 일부에 대해서만 건강보험을 지원하고 대부분 비급여화돼 부담이 커진다.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에 지급하는 생활지원비와 종사자수 30인 미만 기업에 주는 유급휴가비, 보건소와 선별진료소, 감염취약시설에 지원하는 방역물자 지원도 종료한다.
3단계에서는 사실상 모든 방역·의료 조치가 해제된다. 백신 접종은 국가필수예방접종 체계로 전환한다.
베클루리주, 팍스로비드, 라게브리오 등 치료제 무상지원도 없어진다. 다만 치료제가 고가인 만큼 정부는 이들 치료제를 건강보험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의 재난관리는 현재는 범정부 차원의 중대본이 주도하지만 1단계가 되면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가, 2단계에서는 질병관리청 방대본이 총괄한다. 3단계에서는 방대본도 해체된다.
방대본은 "향후 2~3년간 소규모 유행이 반복되더라도 안정화 추세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면역 회피 가능성이 높은 신규 변이 출현 등으로 작년 여름 유행 규모를 상회하는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한시적으로 일부 시설에 대한 실내마스크 의무, 입국 전후 검사, 임시선별검사소 등을 재도입하고 대응 체계를 총리 주재 범정부 회의로 격상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