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가 시작된 지 2일 만에 옹벽이 무너진 인천 신축 아파트에서 인분까지 나왔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11일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동 모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에 따르면 지난 3월 30일부터 지난달 2일까지 진행된 전체 372세대의 사전점검 전후로 일부 세대 실외기실과 화장실 등에서 인분이 발견됐다.
이들은 한 곳에서는 화장실 타일에 인분이 말라붙은 채 있었고, 다른 세대에도 변기에 볼일을 보고 처리하지 않은 흔적이 남아 있었다고 전했다.
이 중 한 세대에서는 사전점검 이후인 지난달 26일에도 인분 흔적이 발견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아파트 입주 예정자 A씨는 "공사 현황을 보기 위해 조합에서 현장 방문을 요청해 사전점검 전후로 집 내부와 공용시설을 둘러봤는데 누군가 볼일을 보고 그대로 놔둔 모습이 여러 세대에서 발견됐다"며 "실외기실에 있던 인분 흔적은 실외기가 들어올 때쯤에야 뒤늦게 치워졌다"고 말했다.
입주 예정자들은 또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실내 공영시설 천장에서 물이 새고, 전기합선으로 천장 전기선이 터지는 등 각종 하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입주 예정자들은 아파트 사전점검에서 모두 1만6천건의 하자가 접수됐고, 이는 세대당 평균 43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아파트에서는 입주 시작 이틀째인 지난 6일에는 길이 20m, 높이 1m 규모의 옹벽이 무너지기도 했다. 인명 피해는 다행히 없었지만 아파트 옆 단지의 조경시설과 바닥이 파손됐다.
시공사는 자재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기존 공사비 580억원에 56억원이 추가로 증액됐다며 이를 지급하지 않을 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내용증명을 조합에 보냈다.
입주 예정자들은 하자가 잇따른 상황에서 공사비 증액 요구까지 받아들이긴 어렵며 반발하고 있다.
시공사 관계자는 "사전점검 이후 인분 관련 하자나 민원을 접수한 세대는 없었다"며 "자재값과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가 올랐지만 전체 공사비의 40%만 받아 하청업체에도 비용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비 증액 관련 내용증명을 보낸 것은 맞지만 절차상 보낸 것으로 이후 조합 측과 협의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며 "전체 세대 중 70%가 전문업체에 사전점검을 맡겼는데 이 경우 일반 입주민들이 점검할 때보다 하자 건수가 많이 잡힌다"고 해명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