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부경찰서는 이자수익을 내주겠다며 투자금을 받아낸 뒤 원금과 이자를 돌려주지 않은 40대 남성을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41)씨는 2016년부터 지난 2월까지 지인 10여명에게 접근해 돈을 빌려주면 3~10%의 이자를 주겠다고 꼬드겼다. 그는 이같은 방식으로 40억원대의 투자금을 받아 챙긴 뒤 제대로 돌려주지 않은 혐의(사기·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는다.
이것은 신규 투자자로부터 받은 돈으로 기존 투자자의 원리금 돌려막기를 하는 이른바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 수법이다.
경찰 조사 결과, 과거 금융업에 종사한 이력이 있는 A씨는 고향 친구, 고등학교 동창 등 가까운 지인들에게 접근해 대출 중개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구하고 있다며 설득해 투자금을 챙겼다.
수십년간 A씨의 가족들까지 알고 지내던 지인들은 원금에 이자까지 매번 얹어주는 그를 믿고 신용대출까지 내 더 많은 돈을 빌려줬고, 직장동료, 친구, 가족들에게까지 소개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돈을 주고 되돌려받지 못한 사람은 대전, 충남 금산, 수도권 등 지역을 모두 포함해 30~60명이나 된다.
1명당 적게는 1천만원부터 많게는 10억원까지 입금해, 전체 피해 금액은 경찰이 추산 중인 40억원을 훌쩍 넘긴 100억원대일 것으로 추정된다.
4억원을 빌려준 한 피해자는 "A씨와는 고등학교 동창에다 사회에 나와서도 10년 이상 같이 축구한 사이였다"며 "친해서 의심하지 않았는데 지난 2월께부터 돈도 들어오지 않았고 연락도 안 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의 원금 회수 요청이 계속되자 A씨는 지난 3월께 피해자 일부를 불러 모아 '다단계 금융사기'를 저질렀다고 시인하며 "당장 돈을 돌려줄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피해자들이 지난달 A씨를 경찰에 고소해 수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대다수 피해자는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5천만원을 빌려준 한 피해자는 "A씨가 피해자들의 일부 금액을 변제해주며 다 갚겠다고 회유했지만 나아지는 것이 없다"며 "다들 A씨가 주는 소액이라도 챙겨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라 경찰 신고를 못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최근 A씨를 상대로 1차 소환조사를 마치고 A씨의 계좌 내용, 피해자 진술 등을 토대로 추가 피해 여부와 정확한 피해 금액 등을 조사 중이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