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준비 과정에서 지출한 비용을 갚으라며 헤어진 연인에게 수 차례 연락한 30대 여성이 스토킹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대구지법 형사5단독 정진우 부장판사는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35)씨에게 벌금 30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30대 남성 B씨와 2년간 교제하고 결혼을 앞둔 시기에 헤어진 뒤, B씨에게 결혼 준비 과정에서 쓴 돈을 요구했다.
B씨는 이후 A씨가 결혼을 망치겠다며 협박하고 지인을 통해 자신과 예비 신부에게까지 연락했다며, A씨에게 더 이상 연락하지 말라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그런데도 A씨는 지난해 12월 9일부터 지난 1월 18일까지 총 7차례에 걸쳐 B씨에게 전화하고 '전화를 안 받으니 찾아가겠다', '네 할아버지, 할머니가 사는 곳에서 보자'는 등의 내용으로 3차례에 걸쳐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스토킹에 대한 고의가 없었고 돈을 변제받기 위한 정당한 이유가 있어 자신의 행위가 스토킹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B씨가 연락을 거부했고 A씨가 돈을 변제받기 위해 민사 절차 등 다른 방법을 택할 수 있었던 데다, 실제 지난해 12월 20일 민사소송을 제기한 뒤에도 연락했다는 점에서 A씨 행위가 B씨에게 불안감을 줬다고 봤다.
B씨는 A씨가 결혼식에 찾아올 것에 대비해 경호업체와 계약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부장판사는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관계, 피해자의 채무 액수, 민사소송 결과 등을 참작하고 피고인이 잠정조치 결정을 받은 이후에는 피해자에게 연락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입력 2023-08-11 15:24:29
수정 2023-08-11 15:2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