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엔데믹 전환으로 피부 미용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보톨리늄 톡신(보톡스) 제제를 생산하는 국내 기업들의 상반기 매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들은 판매량을 맞추기 위해 공장 설비에 투자를 늘리고, 수출 국가에서의 품목 허가에도 속도를 가하고 있다.
보톨리눔 톡신은 보톨리늄균이 만드는 신경 독성 단백질이다. 근육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기능이 있어 피부과 등에서는 주름개선을 위해 사용하기도 하며, 치과에서는 이갈이가 심한 환자에게 보톡스를 활용하기도 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보톡스 제제로 올해 상반기 75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휴젤과 메디톡스는 각각 744억원, 445억원으로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업체 트랜스패런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보툴리늄 톡신 제제 시장은 지난 2017년 45억2700만 달러(5조9824억)에서 2026년 87억1870만 달러(11조5217억)까지 2배 가까이 커질 것으로 보고있다.
국내 제약사들은 국내 기업 시장보다도 규모가 큰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대웅제약은 보톡스 제제 '나보타'로 해외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나보타'는 국내 유일하게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아 현지 파트너사인 에볼루스를 주축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에볼루스는 지난 6월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에 나보타를 출시했으며, 북미와 유럽에서 판매처를 늘려가고 있다.
대웅제약은 나보타 수출 확대에 따라 약 1000억원을 투자해 경기 화성시에 3공장을 짓고 있다. 3공장이 세워지면 대웅제약은 1,2 공장 합산 생산량인 500만 바이알을 포함해 최대 1800만 바이알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휴젤 또한 하반기 북미로 시장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휴젤의 '보툴렉스'는 태국, 대만, 일본 등 아시아 국가와 유럽 23개국에 진출을 완료한 상태다. 지난 4월에는 호주에서 보툴렉스를 정식 출시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 1일 휴젤은 FDA에 보톡스 제제 '보툴렉스'의 50유닛과 100유닛의 품목허가를 다시 신청했다. 이번 신청은 지난 2022년 두 번의 허가 신청에서 보완 요청을 받은 후 세 번째 도전이다. FDA 서류 제출 후 허가 획득까지 약 6개월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1분기 안에는 허가를 획득할 것으로 보인다.
메디톡스의 계열사 뉴메코는 지난달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보튤리늄 톡신 제제' 뉴럭스'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뉴메코는 연간 6000억원 규모의 보톡스 생산 설비를 갖춘 제 3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며, 해외 수출을 준비 중에 있다.
메디톡스는 비동물형 액상형 톡신 제제 'MT10109L'의 FDA 허가 신청을 위한 절차도 밟고 있다. 하반기에는 두바이 현지에 생산 공장을 건립도 추진할 계획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라 외출이 늘어나면서 미용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고, 의료 관광이 다시 재개되면서 보톡스 등 미용 시술을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며 "보톡스 업계가 식약처를 대상으로 한 품목허가 취소 관련 소송에서도 승소하면서 이슈가 일단락됐다"고 밝혔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입력 2023-09-04 11:23:04
수정 2023-09-04 11:2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