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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려서 사먹어요" 카페인에 의존하는 아이들

입력 2023-09-18 12:17:21 수정 2023-09-18 12: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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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으로 붐비는 도심이나 유동 인구가 많은 번화가는 물론이고 학교 인근과 학원가 곳곳에도 저가형 프랜차이즈 카페가 들어서면서 청소년의 카페인 과다 섭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쟁적으로 매장이 들어서 어디서든 찾을 수 있고 저렴한 가격에 부담 없이 찾는다는 게 청소년들 얘기다.

커피나 에너지드링크 등 대표적인 고카페인 식품에서 청소년을 보호하겠다는 현행법의 취지가 무색할 정도다.

고카페인 음료는 100ml당 카페인 15㎎ 이상을 함유한 음료다. 식약처에 따르면 청소년 및 어린이는 체중 1㎏당 카페인 2.5㎎ 이하가 최대 섭취 권장량인데 몸무게 50㎏ 청소년의 카페인 최대 일일 섭취 권고량은 125㎎이다.

한 저가 커피 브랜드 홈페이지에 따르면 20oz(약 600ml)짜리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카페인 함유량은 204.2㎎이다. 상당수 초중고교생으로서는 한 잔만 마셔도 최대 섭취 권장량을 훌쩍 넘기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청소년의 고카페인 음료 섭취는 심상치 않은 수준이다. 질병관리청이 작년 전국 800개교 중고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서 응답 청소년의 22.3%는 주 3회 이상 고카페인 음료를 섭취한다고 답했다. 주 1∼2회 마신다는 응답도 26.4%나 됐다.

어린이식생활안전관리특별법에 따르면 고카페인 함유 식품은 18세 미만 아동의 올바른 식생활에 '요주의' 식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학교에서 커피 등 고카페인 함유 식품의 판매를 금지하도록 돼 있다. 고열량·저영양 식품과 고카페인 함유 식품을 판매하지 않아 어린이 기호식품 우수판매업소로 지정된 상점에 대해서도 식약처장이 아예 고카페인 함유 식품 판매를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다.

식약처는 전국 학교 주변 편의점 약 700곳 진열대에 고카페인 음료의 부작용을 알리는 주의 문구를 표시하고 있다. 편의점서도 학생들이 쉽게 대용량 커피나 에너지드링크를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주로 커피를 사 마시는 학교 인근과 학원가 등지 저가형 카페에 대한 관리·감독 규정이나 조치는 별도로 없는 실정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학교나 학원가 일대 카페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커피를 판매하는 걸 규제할 법적 근거는 없다"며 "카페 내에 고카페인 음료의 부작용을 알리는 스티커를 붙일 수도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기 카페인 과다 섭취가 성장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청소년들이 장시간 공부하기 위해 각성 효과를 노리며 커피를 마시다가 점점 중독되는 경우가 많다"며 "카페인 과다 섭취는 체내 칼슘 흡수를 방해해 성장에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위산 분비를 촉진해 위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커피를 마신 직후엔 집중력이 오를 수 있지만 카페인 효과가 떨어지면서 오히려 집중력이 감소하고 신경이 예민해질 수 있다"며 "최근 늘어나고 있는 저가형 카페에서 파는 커피는 대용량인 경우가 많은데 한 잔을 마셔도 청소년 카페인 최대 일일 섭취 권고량을 훌쩍 뛰어넘기 때문에 학교 내 보건 교육 등을 통해 특별 지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입력 2023-09-18 12:17:21 수정 2023-09-18 12:17:21

#카페인 , #직장인 , #학생 , #커피 , #식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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