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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목에 착용하는 손목 밴드 장치로 조울증 환자의 기분 변화를 제때 알아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나 나왔다.
조울증은 기분이 올라간 상태인 조증(躁症)과 기분이 가라앉은 상태인 울증(鬱症)이 번갈아 나타나는 정신 장애다. 그래서 양극성 장애(bipolar disorder)라고도 불린다. 이 경우 언제 울증이 조증으로, 또는 조증이 울증으로 바뀔지 예측이 어렵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병원 신경과학 연구소 조울증 연구실의 정신의학 전문의 디에고 이달고-마쎄이 교수 연구팀은 엠파티카 E4 손목밴드(Empatica E4 Wristband)로 조울증의 기분 변환을 포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11일 보도했다.
엠파티카 E4 손목밴드는 연구자와 의사가 일상생활 생리학을 연구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조울증 환자 38명과 건강한 사람 19명에게 이 손목밴드를 48시간 동안 착용하게 한 뒤, 손목밴드를 통해 나타나는 피부의 전기활동 등 생리학적 생물표지를 수집했다.
그 결과 조울증 환자는 울증 상태와 조증 상태일 때 피부의 전기활동이 달랐으며 건강한 사람과도 달랐다.
울증 상태일 때는 다른 조울증 환자나 건강한 사람들보다 피부의 전기활동이 현저히 약했다.
이러한 전기활동 변화로 기분이 조증에서 울증으로 또는 울증에서 조증으로 이동하는 것도 포착할 수 있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현재 조울증의 기분 변화는 대부분 의사와의 인터뷰 또는 설문검사를 통해 주관적으로 진단되고 있다.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정확한 치료제를 결정하기도 어렵다. 이렇게 투여된 치료제에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는 환자의 30~40%에 불과하다.
조울증은 환자의 기분 변화가 언제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의사와 환자 모두가 아는 게 매우 중요하다. 울증과 조증은 치료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 빨리 진단해 치료를 할 수 있다면 자살 위험, 위험 운전 같은 기분 변환으로 인한 부작용 위험을 막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 손목밴드는 피부의 작은 전기활동 변화를 판독한다. 피부의 전기활동 변화는 신경계의 반동으로 나타나는 스트레스의 강도가 어떤 수준인지를 말해준다.
즉 밴드 착용자가 울증 또는 조증 상태인지 아니면 기분이 정상적인 상태인지를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 신경정신약리학회(ECNP) 36차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