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터스톡
선천적으로 자궁이 없어 어머니의 자궁을 이식했지만 실패한 30대 여성에게 뇌사자의 자궁을 재이식하는 수술이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17일 삼성서울병원 다학제 자궁이식팀이 대한이식학회에 제출한 발표 초록에 따르면 이식팀은 지난 1월 마이어-로키탄스키-퀴스터-하우저(MRKH) 증후군인 한국인 30대 여성 A씨에게 44세 뇌사자의 자궁을 이식했다.
MRKH 증후군은 선천적으로 자궁과 질이 없거나 발달하지 않는 질환을 말한다. 여성 5000명당 1명꼴로 발병하는 것으로 학계는 추산한다. 대개 청소년기 생리가 시작하지 않아 찾은 병원에서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난소 기능은 정상적이어서 호르몬 등의 영향이 없고, 배란도 가능하다. 이론적으로 자궁을 이식 받으면 임신과 출산도 가능하다.
A씨는 이식 후 29일만에 생애 최초로 월경을 경험했다고 한다. 이식 후 2, 4, 6주, 4개월, 6개월째 조직검사에서 거부반응 징후도 나타나지 않아 이식한 자궁이 환자 몸에 완전히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자궁이식팀을 이끈 박재범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교수는 이날 대한이식학회 추계 국제학술대회(Asian Transplantation Week 2023)에서 자궁이식 성공 소식을 정리해 발표했다.
현재 A씨는 본인의 난자와 남편의 정자로 수정한 배아로 '시험관 아기' 시술을 통한 임신을 시도 중이다.
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