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자 이하진씨(왼쪽 두 번째)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지난달 23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좌우 신장·간장·폐장·심장을 뇌사장기기증해 5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이하진 씨가 가족들과 작별했다.
2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10살, 15개월 된 두 아이의 엄마인 이씨는 지난 2020년 뇌혈관이 좁아지는 질환인 '모야모야병' 진단을 받고, 증상이 악화해 병원에서 수술을 권유받았다.
그러나 이씨는 당시 둘째 아이를 임신 중이었기에 아이에게 영향을 미칠까 봐 수술을 미뤘고, 둘째가 첫 돌을 넘긴 지난해 12월에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독감과 뇌출혈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고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뇌사 상태가 됐다.
이씨의 남편은 고인이 생전에 장기기증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어린 자녀들이 엄마를 자랑스럽게 기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유족에 따르면 이씨는 활달하고 적극적이며 따뜻한 사람이었다. 2녀 중 둘째로 태어난 그는 자폐증이 있는 언니에게 매사 양보하며 언니를 살뜰히 돌봤다.
남편 김동인 씨는 "하늘에서는 아프지 말고 편히 잘 살았으면 좋겠어. 애들은 내가 잘 키울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편안하게 지켜봐 줘. 잘 지내고 사랑해"라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