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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푹 찌는 한여름 폭염에도 더위보다 오히려 냉기를 느낀다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의심해야 한다. 해당 질환자들은 열과 에너지 생성에 꼭 필요한 갑상선호르몬 부족으로 추위를 많이 타고 땀이 잘 나지 않는 증상을 많이 호소하기 때문이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체내에 갑상선호르몬이 정상보다 낮거나 결핍된 상태를 말한다. 갑상선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내분비기관이다. 무게는 10~15g, 목 앞 가운데 목젖 아래 위치하며 기도 주위를 나비 모양으로 둘러싸고 있다. 갑상선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갑상선호르몬을 생성하는 것이다.
갑상선호르몬은 신체기관의 기능을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신진대사를 조절한다. 심장을 뛰게 하고 장(腸)을 움직이게 하며 몸의 열도 만들어 낸다. 따라서 갑상선호르몬이 몸에서 필요한 양보다 많거나 적으면 그에 따른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또 태아의 신경과 근골격계의 성장을 돕는 기능으로 엄마한테도, 태아한테도 꼭 필요한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조관훈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갑상선은 몸속 모든 기능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데 관여하는 중요한 기관임에도 이상이 생겼을 때 진단 시기가 늦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갑상선 질환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어렵지 않게 치료할 수 있는 만큼 증상이 악화하기 전에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지난해(2023년) 68만4529명으로 2018년 56만97명 대비 5년간 12만여 명, 22.2% 크게 늘었다.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5배가량 많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발병 원인에 따라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나뉜다. 갑상선 기관 자체 문제에 의해 갑상선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는 경우를 일차성, 뇌하수체에서 갑상선 자극 호르몬 분비가 저하돼 발생한 경우를 이차성이라고 한다. 일차성이 전체의 95%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70~80%는 자가면역질환인 하시모토 갑상선염(만성 갑상선염)에 의해 발생한다.
증상은 피로와 쇠약감이 가장 흔하다. 이외에 추위를 많이 타고 식욕이 감소하며 부종이나 체중 증가, 탈모, 근육통, 월경과다, 우울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노인에서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다. 진단은 갑상선 기능검사와 자가면역항체, 초음파 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이차성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치료는 부족한 갑상선호르몬을 약제로 보충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갑상선호르몬을 복용할 경우 초기에는 약제 용량 조절을 위해 2개월마다 갑상선 기능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은 갑상선종을 동반한 갑상선기능저하증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자가면역항체에 의해 발생한다. 젊은 여성에서 흔하고, 갑상선이 전반적으로 커지고 염증반응에 의해 딱딱하며 표면이 불규칙해진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의 원인이 되는 자가면역항체를 가진 사람 중 약 20%에서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발현된다. 다만 무증상 상태에서 수년에 걸쳐 서서히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하시모토 갑상선염 증상이 의심되면 갑상선 기능검사를 받아야 한다.
조관훈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의 경우 젊은 여성들에게 흔하다 보니 가끔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할 때 임신을 해도 될지 묻는 분들이 있지만, 결론적으로 갑상선호르몬제는 임신 중에 복용해도 문제가 없는 매우 안전한 약으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이어 조 교수는 "오히려 임신 중에는 갑상선호르몬 요구량이 늘어나고, 모체의 갑상선 기능이 정상보다 낮을 경우 태아의 뇌 발육을 저하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는 만큼 평소 복용하던 용량보다 더 높여서 복용하게 하기도 한다. 다만 임신을 계획하는 단계에서 미리 내분비내과 전문의와 상의하고 갑상선 기능검사를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kizmom.com
입력 2024-08-07 17:51:23
수정 2024-08-07 17: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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