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안철수 의원 페이스북 캡처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3일 '정부 관계자는 당장 구급차부터 타보기를 바란다'며, "의료 붕괴를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한 보건복지부 차관과 정부를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 맘카페에서는 아이가 휴일에 갑자기 아프면 어떻게 할지 각종 팁이 공유되고 있다"며 "아이를 받을 병원이 없어 구급차에서 발을 동동 구른 안타까운 사연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그런데도 응급실 상황이 심각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현실 호도나 다름없다"며 "정부 관계자들은 우선 반나절이라도 응급실에 있거나, 아니면 당장 구급차부터 타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잘 준비된 현장만을 방문하거나 설정 사진을 찍고서 문제가 없다고 대통령실에 보고해서는 안 된다"며 "어제 정부 발표에는 숫자만 있을 뿐 국민의 고통과 현장의 어려움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409개의 응급실 중 99%는 24시간 운용 중이고, 전공의 이탈로 평상시 대비 73.4% 수준으로, 응급실 위기 상황은 아니라고 한다"며 "하지만, 응급실 문이 열려 있고 병상이 비었다고 진료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치료할 의사가 없기 때문이다"고 문제의 원인을 짚었다.
안 의원은 "전공의 이탈 이후 누적된 피로로 응급실 의료진이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라며 "이달 1일 기준 57개 대학병원 응급실 중 분만이 안 되는 곳이 14군데, 영유아 장폐색 시술이 안 되는 곳이 24개인데 이것이 정상이냐"라고 반문했다.
안 의원은 "대한응급의학의사회에 따르면 이미 지친 응급실 의료진 상당수는 사직서를 품고 있고, 이미 제출한 숫자도 적지 않다고 한다"며 "고비인 추석 연휴를 넘기더라도 응급실 의료진이 언제까지 버틸지는 미지수다. 이대로면 응급실과 의료체계는 붕괴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일 발표한 정부 대책은 한마디로 돌려막기와 눈속임"이라며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를 올리고, 235명의 군의관과 공보의를 현장에 배치한다고 한다. 안보를 함께 책임지는 군의관과 지역의료를 담당하는 공보의를 빼내는 것은 새로운 의료공백을 만드는 전형적인 돌려막기"라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군의관, 공보의를 데려오더라도 수련이 되어있지 않기에 중증환자를 치료할 수 없다"며 "국민의 생명을 두고 이렇게 날림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정부가 필수 의료에 10조를 투입한다는데, 왜 필수 의료부터 무너지고 있는지 국민은 궁금할 따름"이라며 "정부는 숫자로 상황을 왜곡하고, 국민을 현혹하는 탁상공론을 멈춰야 한다. 지금의 의료 붕괴는 숨길 수 없기에 정부는 이제라도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할 것"이라고 글을 마쳤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