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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풀리는 '향초', 실내 공기질 확 나빠질수도...잘 쓰려면?

입력 2025-04-14 15:52:42 수정 2025-04-14 15:5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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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붙여두면 향을 내며 서서히 타오르는 '향초'는 인기있는 인테리어 소품이다. 특히 조용한 공간에 향초를 켜 두면 은은한 향기로 심리적인 안정감, 스트레스 해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실내 악취도 사라진다.

그러나 이런 향초는 피울 땐 반드시 환기에 유의해야 한다. 실내 미세먼지 농도를 급격하게 높일 수 있어서다.

9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따르면 세명대 보건바이오대학 보건안전학과 양진호 교수 연구팀은 실내에서 향초를 태울 때 생기는 입자상 물질의 변화에 대한 흥미로운 실험 결과를 밝혔다.

연구팀은 주택에 향초를 켠 다음, 촛불을 켠 곳, 3m 떨어진 곳, 6m 떨어진 곳에서 각각 공기 샘플을 수집해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 극초미세먼지(PM1) 농도를 쟀다. 또 향초를 피운 후 실내 미생물 군집 구성의 변화를 조사했다.

그 결과 향초를 태운 지점의 30분 후 미세먼지 농도는 향초를 태우기 전보다 1.5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지점의 미세먼지 농도는 30분이 지난 후부터 점차 감소해 연소 전보다 낮아졌다.

초미세먼지와 극초미세먼지도 10분 이내에 최대 수준의 농도로 높아졌다가 그 이후 향초를 태우기 전 수준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문제는 3m, 6m 떨어진 지점의 공기 질이었다. 3m 지점의 경우 향초를 켠 지 10분이 지나자 미세먼지 농도가 최고치(42.8㎍/㎥)를 기록했고, 향초가 켜져 있는 동안 계속해서 높은 수준의 농도를 유지했다.

초미세먼지와 극초미세먼지도 30분이 지나면서 각각 31.1㎍/㎥(1.62배), 28.8㎍/㎥(1.97배)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미세먼지처럼 농도가 떨어지지 않았다.

6m 지점 상황도 3m 지점과 비슷했다. 미세먼지 농도는 20분 후 최고치(30.5㎍/㎥)로 증가했으며, 초미세먼지와 극초미세먼지는 각각 30분 후 26.5㎍/㎥(1.31배), 25분 후 23.9㎍/㎥(1.39배)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높아진 농도는 향초가 켜져 있는 동안 계속됐다.

연구팀은 "미세먼지는 향초를 태운 지점에서 최고 농도를 보였지만, 입자가 작아 인체에 더 잘 침투하는 초미세먼지와 극초미세먼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3m, 6m 지점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향초를 켠 뒤 부유세균의 분포가 변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특히 세균 유래의 나노 크기 물질인 '세포외소포'(엑소좀 등)의 경우 더 크게 증가하는 변화를 보였다.

최근 세포외소포가 호흡기, 피부 등을 통해 노출될 경우 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등 여러 질병과의 연관성을 지적하는 연구가 나오고 있다.

양진호 교수는 "공기 중 세균 및 세균 유래 세포외소포가 불균형하게 늘어난다면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면서 "다만 특정 균의 증감 결과만으로 향초의 영향을 일반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향초를 피울 경우 충분한 환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양 교수는 "향초 사용 시 환기를 하지 않으면 이번 실험처럼 초미세먼지 등의 작은 입자에 노출될 가능성이 올라간다고 볼 수 있다"면서 "실내에서 어느 정도 떨어져 있다고 해도 환기를 충분히, 자주 해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입력 2025-04-14 15:52:42 수정 2025-04-14 15:52:42

#향초 , #미세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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