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매콤하고 아삭한 식감에서 즐거움을 얻지 못하는 우리 아이. 하지만 김치를 가운데 두고 아이와 실랑이 하는 게 싫어 어린이집, 유치원에 김치 먹이기 미션을 떠넘기고 있다면 반성하자. 건강에 여러 모로 유익한 김치를 아이에게 '나쁜 부모'가 되기 꺼려진다는 이유로 안 먹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치는 세계 5대 건강 식품이다. 김치에는 우리 몸에 좋은 유산균,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 등이 가득 들어있다. 김치 재료인 배추, 무, 파, 마늘 등은 면역력을 높이고 변비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이렇게 좋은 성분만 들은 김치를 아이들에게 먹이려면 김치와 자주 접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우선이다.
◆ 김치와 친해지는 방법 3가지
1. 나만의 김치 백과사전 만들기
아이에게 김치와 관련된 책을 만들게 하는 것은 어떨까? 김치에는 배추김치, 물김치, 총각김치, 깍두기, 파김치, 갓감치, 백김치, 겉절이, 동치미, 오이소박이 등이 있다. 이외에도 지역에 따라서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담근 김치가 있다. 빛깔도 모양도 모두 다른 김치를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맛보게 하면서 각 김치의 특징을 그림과 글로 기록하게 하자. 스케치북 한 권을 다 사용하면 그걸 <00의 김치 백과사전>이라고 하고 새로운 김치를 만날 때마다 발견하는 특징을 세세히 적거나 그리게 하면 아이가 김치에 애정을 갖게 된다.
2. 김치 관련 동화 읽어주기
김치를 소재로 한 동화를 읽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치 관련 동화 중에서 김치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재미있게 표현한 <아삭 아삭 배추김치>(쉼어린이)라는 책을 추천한다.
눈이 많이 내리던 어느 날, 낚시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배추가 아늑한 동굴에서 잠이 든다. 이후 차례대로 무, 쪽파, 마늘, 생강 그리고 젓갈이 될 새우와 멸치가 추위를 피해 동굴로 들어와 배춧잎을 하나씩 이불 삼아 곤히 잔다. 여기에 빨갛고 예쁜 햇살이 동굴을 비춰 배추와 함께 잠든 친구들을 영롱하게 만든다.
이 이야기의 마지막에는 배추와 친구들이 밥 한 공기를 금세 해치우는 맛있는 김치가 된다는 반전이 있어 아이들이 더욱 좋아한다. 이야기를 활용해 김치 한 조각을 밥이 담긴 아이 숟가락 위에 올려주며 ‘우리 밥에게 이불 덮어주자. 그리고 00이가 입에 넣고 삼켜서 동굴처럼 깜깜한 어둠을 만들어 주는 거야. 그럼 밥과 김치가 푹 잘 수 있겠지?'라며 동화 내용을 아이가 떠올릴 수 있게 하면 즐겁게 김치 먹는 연습을 할 수 있다.
3. 김장 체험
김장 체험을 통해 김치와 친해지게 하는 방법도 있다.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뮤지엄 김치간'에서는 다양한 김치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그 중에서도 아이들이 김치 담그는 프로그램이 가장 인기다. 매주 목,토요일에는 통배추김치 담그는 과정을, 화,수요일에는 백김치 담그는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뮤지엄 김치간'의 체험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제로 진행되며 일시적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도 있기 때문에 예약 전 홈페이지를 참고하는 게 좋다.
뿐만 아니라 '뮤지엄김치간'은 김치 박물관으로서 김치의 역사, 발효과정, 장독대 전시 등 김치의 모든 것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국내외 김치들을 직접 담가 발효실에 보관하고 있어 이곳을 들르는 관람객들이 여러 종류의 김치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한 점도 인상깊다.
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