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입장에서 부부싸움은 봐도 봐도 익숙해지지 않는 장면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이들이 부부싸움을 지속해서 경험하게 되면 불안과 우울증, 폭력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 부부싸움, 아이를 공격적으로 만든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부싸움을 목격한 아이는 싸움의 원인이 자신 때문이라 생각하고 죄책감과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한다. 특히 아이의 두뇌 발달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보면 뇌 발달이 저해되고 우울감, 공격적인 성향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김대수 교수는 “공격적인 성격을 만드는 성격 유전자에 따라 부모의 공격적인 성품이 유전될 수 있는지 논란이 많지만, 태어나면서부터 성장하기까지 부부싸움을 목격하게 되는 환경이 공격성의 유전자 발현을 촉진할 수 있다”고 전했다.
◆ 스트레스, 아이의 얼굴을 망가뜨린다
부부싸움은 아이들의 얼굴을 망가뜨린다. 부부싸움이 아이의 얼굴과 무슨 상관이 있나 싶겠지만, 영국 세인트 앤드루스 대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부부 사이가 행복한 가정에서 자란 여성의 얼굴 모습이 가장 여성적이고 호감형인 것으로 나타났고 부부 사이가 불안한 부모와 같이 산 경우에는 부모가 별거한 아이들에 비해서 얼굴빛이 더 어둡고, 얼굴 윤곽 역시 남성적 특성을 보인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아이가 부부싸움을 목격하게 되면 스트레스가 분비되고 남성 호르몬의 일종인 테스토스테론을 자극해 얼굴 윤곽을 남성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남아보다 여아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는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아이 앞에서는 싸움을 반드시 멈추고 불안한 아이 마음을 달래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히면서 “싸움을 피할 수 없다면 지혜롭게 싸우고 현명하게 화해해야 한다”면서 화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전문가가 조언하는 현명한 화해 방법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에 따르면 “싸움을 할 때는 감정이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감정이 극에 달해 폭발하는 상황까지 가게 되면 비난과 경멸, 방어, 도피 등과 같이 이혼을 유발하는 4가지 감정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화해는 감정의 끈을 먼저 이어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부부가 매일 싸우다가 애틋하고 미안한 감정이 들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정을 이어주는 행동은 화해에 앞서 꼭 필요한 행동이다.
먼저 아무 말 하지 않고 서로의 눈을 바라본다. 두 눈을 2분 이상 바라보게 된다면 감정을 주고 받는 대화를 시작한다. 아이의 감정을 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부부 서로의 감정을 수긍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가진다. 내 마음 읽어주고 수긍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위로 받을 수 있다.
감정을 이해하는 과정을 거친 후에는 부드럽게 말하는 습관을 들인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자는 남자들보다 생리학적으로 덜 흥분하고 논리적인 생각이 가능하기 때문에 행동 제어가 쉽지만, 남자의 경우 스트레스의 반응이 빠르고 오래가기 때문에 행동 제어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대부분 부부싸움의 주도권은 아내에게 있다. 때문에 아내가 어떻게 대화를 시작하느냐에 따라 남자의 행동이 달라질 수 있다. 아내는 잔소리 멈추고 큰 칭찬, 구체적인 요청을 남편에게 전달한다. “너는 언제나”, “늘”, “항상 그랬어” 등 부정적인 단어를 사용하는 대신 “고마워”, “큰 도움이 됐어” 등 긍정의 언어표현으로 마음을 표현한다.
정신과 전문의에 따르면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남녀가 만나 살다 보면 의견 대립이 생기고 싸우게 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고 전하면서 “다만, 올바른 방법으로 싸우고 화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류신애 키즈맘 기자 lov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