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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맘 칼럼] 아이들이 행복한 나라 (인구보건복지협회 사무총장 조경애)

입력 2018-05-07 11:38:00 수정 2018-05-07 11: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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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행복한 나라는 어떤 모습일까? 놀이터에서 엄마·아빠와 시소를 타며 함박웃음을 짓는 어린 아이의 미소. 초등학생쯤 돼 보이는 녀석들이 정글짐을 오르내리며 친구들과 깔깔대는 웃음소리. 행복해 하는 아이들의 시간 속에는 엄마와 아빠, 그리고 친구들이 있다.



오래전 일이지만 나에게도 아이 키우기가 녹록지 않은 직장맘 시절이 있었다. 그때를 회상하면 요즘 유행어로 완전 ‘독박육아’ 그 자체였다. 엄마를 기다리고 있을 아이 생각에 6시만 되면 마음이 초조해졌지만 ‘칼퇴’를 하려면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다. 엉덩이를 수십 번 들썩이고, 온갖 눈치를 받은 후에야 겨우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회사에서의 1차전이 끝나고 나면, 집에서 육아 2차전이 벌어진다. 퇴근 후 반가움과 미안함이 뒤섞인 아이와의 만남은 잠시, 저녁을 차리고 밥을 먹이고, 씻기고, 아이가 잠들 때까지 동화책을 읽어주고 나서야 끝이 난다. 아이를 낳고 엄마로서 일상생활이 완전히 변화된 것을 늦게 퇴근하는 남편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육아는 여성의 몫이라는 고정관념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지만, 세종실록 속 “아이를 밴 여종의 남편에게 전혀 휴가를 주지 않는 건 부부가 서로 돕는 뜻에 어긋날 뿐 아니라 이따금 목숨을 잃는 일까지 있어 진실로 가엾다. 이제부터 아내가 아이를 낳으면 그 남편도 만 30일 뒤에 일을 하게 하라”란 기록을 보면 이미 600년 전에 부부가 출산 초기에 공동으로 육아에 참여하고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는 기회를 얻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요즘은 어떨까? 여성뿐 아니라 남성의 육아참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정부는 남편의 출산휴가를 2022년까지 10일로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육아휴직제도는 남녀 각각 1년씩 쓸 수 있으며 육아휴직급여로 통상임금의 40%를 받을 수 있다. 기업도 남성의 육아참여를 지원하는 분위기다. 일부 기업에서는 임산부 단축 근로, 초기 임산부 안정휴가제 등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또한 남성의 출산휴가를 의무화하고 남성 육아휴직자를 위한 대디 스쿨(Daddy school)을 운영해 육아를 지원에 나선다고 한다.

이처럼 남편이 육아를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건 당연하고도 긍정적인 변화이지만, 맞벌이 부부의 경우 부모님 도움 없이 부부 둘만의 힘으로 아이를 키우기란 여전히 매우 어려운 현실이다. 아이들이 원하는 행복은 동화책 알라딘에 나오는 램프요정 지니가 필요할 정도로 거창한 것이 아니다. 아이의 시간에 엄마와 아빠가 함께할 수 있도록 회사가 배려해 준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혼자 하면 너무나 힘든 육아지만 부부가 함께 키우고, 직장이 배려해준다면 즐겁고 행복한 육아가 가능하리라고 생각한다.

얼었던 땅이 녹고,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나며, 선명한 초록빛의 나무를 볼 수 있는 계절의 여왕 5월이 왔다. 그동안 추위에 잔뜩 움츠리고 있던 어깨를 활짝 펴고 아이들이 행복한 시간, 부모도 덩달아 신나는 시간으로 지금 당장 떠나보자. 아이의 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흐른다.


인구보건복지협회 사무총장 조경애
입력 2018-05-07 11:38:00 수정 2018-05-07 11:38:00

#칼럼 , #인구보건복지협회 , #임신 , #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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