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제19호 태풍 '솔릭' 영향권에 들면서 정부가 어린이집 등원을 자제해줄 것을 권고하자 워킹맘들 사이에 일대 비상이 걸렸다.
태풍의 위력과 상륙 시점에 대한 전망이 이미 전주부터 쏟아졌는데도 불구하고 등원 자제 권고가 이제야 나온 데 대한 '뒷북행정'이라는 비판과 함께 말이다.
정부의 뒷북행정 지적이 나온 것은 태풍의 영향이 실제로 시작된 23일 오전 복지부가 '등원 자제 권고'를 담은 보도자료를 낸 데다 전날 지자체를 상대로 “영유아의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부모들이 어린이집 등원을 자제하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중앙정부의 권고사항을 어린이집에 전파하고, 어린이집이 학부모에게 내용을 알리기에는 부적절한 시점이라는 것.
어린 세 남매를 키우고 있다는 워킹맘 A씨는 “오늘 개학한 큰 아이는 재량 휴업이고,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는 둘째와 셋째는 차량운행없이 자율 등원하라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어린이집 재량으로 자율등원한다는 건 워킹맘들 입장에선 보내지 말란 말과 다를 게 없다. 결국 세 아이를 친정엄마께 맡기고 출근 중인데 하루가 길 것 같다”라고 전했다.
4살, 7살 자녀를 둔 워킹맘 B씨는 “급하게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아 어린 아이 둘을 집에 두고 출근했다"면서 "마음이 너무 안 좋다. 직장을 계속 다녀야 하나 싶다”라면서 씁쓸해 했다.
육아정보 공유 인터넷 커뮤니티인 ‘맘카페’에도 이날 하루 혼란이 일긴 마찬가지.
누리꾼들은 “출근해야 하는 사람은 어쩌란거냐, 회사부터 쉬게 해줘야 어린이집 등원을 안 시킬텐데, 뭔가 거꾸로 됐다”, “대한민국이 다 같이 쉬지 않은 한 의미가 있을까, 안전도 안전이지만 워킹맘은 좌불안석, 출근길 혈압이 오른다”, “선택권이 없다. 그냥 보낼 수 밖에. 워킹맘은 웁니다", "국가 차원에서 워킹맘들 출근부터 자제시켜줘야 하는 것 아니냐”등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일부 학부모들은 어린이집 등원 자제에 따른 알림 문자 조차 받지 못해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한 워킹맘은 “등원자제? 문자도 못 받았다"면서 "권고를 적어도 전날엔 알려줘야지 아침 9시 넘어서 기사가 나오면 맞벌이 부부들은 아이 걱정에 일을 어떻게 하겠느냐"며 글을 게재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기존 '상황관리전담반'을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재난대응기구인 '중앙사고수습본부'로 격상해 운영키로 했다.
권희진 키즈맘 기자 ym7736@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