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엄마는 고등학교 때 미술을, 대학원까지 사진을 전공했다. 그래서 그 엄마의 식판식은 한 마디로 '예술'이다. 게다가 오랫동안 다져온 요리 실력이 더해져 맛과 영양까지 완벽하다.
뭐 하나 빠질 것 없는 식판식을 만들어내는 그 엄마를 보면 초보 엄마들은 자신이 그 경지에 닿을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엄마는 유아 식판식이 '세상 편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엄마, 서현맘을 키즈맘이 만나 어떻게 하면 세상 편하게 번듯한 식판식을 아이에게 만들어 줄 수 있는지 물었다.
KIZMOM 식판을 고를 때 유의할 점은 무엇인가요?
식판은 색상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파란색 계통, 하늘색이나 민트는 식욕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되도록 피하세요. 노랑, 분홍 등 따뜻한 느낌의 붉은 계열을 고르는 게 좋아요. 음식을 담았을 때 더 예쁘고 식욕도 생기거든요. 모양은 크게 상관이 없는데 다만 설거지를 염두에 두고 고르면 편해요. 소재는 개인 취향을 반영해도 괜찮아요. 저는 부드럽고 열탕소독을 할 수 있는 실리콘 소재를 가장 선호해요.
KIZMOM 식판식에 있어서 왕초보 엄마가 고려할 점을 알려주세요.
처음에는 아이가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도록 해주세요. 아이가 어떤 맛과 식감을 좋아하는지 파악하는 게 중요해요. 예를 들어 초록색 계통의 나물, 노란색 계통의 고구마, 빨간색 계통의 토마토를 동시에 줘보는 거예요. 그리고 어떤 걸 제일 잘 먹는지, 그리고 어떤 걸 남겼는지 파악해요. 아이가 노란색 고구마를 잘 먹었다면 다음 날 고구마를 메인으로 하고 편식을 예방하기 위해 시금치 같은 걸 다져서 전으로 만들어서 사이드메뉴로 주면 좋아요.
음식 모양도 중요해요. 고구마 스틱을 예로 들어볼게요. 아이마다 성향이 달라서 잡고 먹기 좋은 긴 모양을 선호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동그랗게 빚어서 한 입에 먹는 걸 좋아하는 아이가 있어요. 같은 메뉴라도 음식 모양에 따라서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답니다.
KIZMOM 메뉴 선정은 며칠 주기로 하세요?
저 같은 경우 메뉴 선정을 매일해요. 서현이가 지금 어린이집에 다니거든요. 저는 서현이 하원길에 선생님께 점심에 서현이가 뭘 먹었는지 여쭤봐요. 그걸 참고해서 메뉴를 정하고요. 만약 제가 시금치 요리를 식단에 넣었는데 그날 유치원에서 시금치를 입에도 안 댔다는 선생님 말씀을 들으면 바로 다른 메뉴를 생각해요.
KIZMOM 매일 식단을 정하면 너무 힘들 것 같아요.
사실 조금 힘들어요(웃음). 그래도 서현이가 또래에 비해 아픈 곳이 거의 없어요. 저는 서현이의 면역력이 제가 주는 식판식과 어느 정도 관계가 있다고 봐요. 엄마로서 자부심을 느낀답니다.
KIZMOM 서현맘 본인이 생각해도 기발하다 싶은 식판식은 무엇인가요?
소고기단호박크로켓- 고기는 단백질과 철분 보충을 위해 4살까지 계속 먹여야 해요. 소고기단호박크로켓은 달콤한 단호박에 영양이 풍부한 소고기. 바삭한 식감에 새콤달콤한 케첩까지 들어가서 여러모로 잘 갖춰진 메뉴라는 느낌이에요.
삼치강정- 서현이가 생선을 잘 안 먹으려고 할 때 떠올린 메뉴예요. 삼치를 잘라서 닭강정처럼 튀김옷을 입혀 간장 양념을 했는데 잘 먹어줘서 뿌듯했던 레시피랍니다. 생선을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이 방법을 강력히 추천할게요.
소고기야채밥전- 제 인스타에서 인기가 많아요. 소고기, 야채, 밥, 계란이 들어가서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고 다른 반찬도 필요 없어요. 바쁜 아침에 이것만 차려줘도 맛 좋은 한끼가 돼요.
KIZMOM 냉장고에 꼭 있어야 하는 SOS 식재료 7가지 중 3개만 골라주세요.
1등은 소고기, 2등은 달걀, 3등은 마늘을 고를게요. 3개만 선택하기가 어렵네요. 마늘이 조금 의외이실 수 있어요. 마늘은 맵다는 생각을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푹 익히면 맛있는 맛이 나거든요. 저는 국물 요리를 할 때 무조건 마늘을 넣어요. 엄마들이 마늘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걱정하는데 푹 익히면 쓰임새가 많으니 도전해보세요.
*서현맘이 저서에서 언급한 SOS 식재료 7가지(냉장고에 항상 보관해두면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어요) : 소고기, 달걀, 애호박, 감자, 양파, 대파, 마늘
KIZMOM 엄마들 사이에서 식판식이 유행인데요. 놓치기 쉬운 부분이 무엇일까요?
다른 식판식을 보면 고기 메뉴가 생각보다 없어요. 엄마들과 소통하며 느낀 건데 고기로 무슨 반찬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초반에는 아이들이 고기를 잘 씹지 못하니까요. 어느 부위를 사용해야 할지도 막막하고요. 그래서 저는 제 책에 고기를 활용한 식판식을 많이 담으려고 노력했어요.
그리고 밥보다 과일을 먼저 먹는 아이라면 식판에서 과감하게 과일을 빼주는 결단도 필요해요. 과일부터 입에 넣으면 그 다음에는 밥을 안 먹으려고 하니까요.
끝으로 서현맘이 아이에게 뭘 먹여야 할지 고민하는 엄마들에게 말한다. "걱정 마시고 '세상 편한 서현이네 유아 식판식을 참고해보세요"(웃음)
도서 '세상 편한 서현이네 유아 식판식'(한온유, 베가북스)
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kizmom.com